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2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반란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에서) 균열(cracks in the facade)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CNN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우리는 완전한 정보가 없고 확실히 이 사태가 정확히 어떻게 전개될지를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퇴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추측하고 싶지 않다. 이것은 무엇보다 러시아 내부의 문제"라고 답변했다. 다만 "우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모든 면에서 전략적 실패가 됐다는 것을 목격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정신이 없을 정도로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만큼이나 러시아 내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걱정해야 한다"면서 "이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추가적인 이점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링컨 장관은 ABC 디스위크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번 사태 이후 푸틴 대통령과 별개로 접촉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대신 국가안보 관계자들과 주요 동맹국을 소집했다.
앞서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을 이끌고 러시아 모스크바로 진격하는 반란을 일으켰다. 이번 무장반란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하루만에 중단되기는 했지만, 푸틴 대통령의 약점을 고스란히 노출했다는 평가가 쏟아진다.
워싱턴포스트(WP)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엘리트들이나 러시아 내 체첸공화국, 타타르공화국 등의 지도자들로부터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반체제 인사인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는 WP에 "현 위기가 어떻게 끝나든, 푸틴 정권을 더욱 약화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전례 없는 푸틴 대통령의 굴욕"이라고 진단했다. 프리고진에 위협 속에서 러시아 국내 문제를 외국 정상이 나서서 해결해준 꼴이 된데다, 시민들이 프리고진에 환호하는 모습까지 확인됐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별도의 보고서를 통해 "이번 반란으로 러시아 정부가 즉각적으로 붕괴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지만, 푸틴 대통령의 정부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상당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 후방에 예비군이 부족하다는 것이 드러났으며, 우크라이나에 있는 러시아군의 사기는 저하될 것이란 관측이다.
ISW는 "이제 크렘린궁은 매우 불안정한 평형 상태에 놓여 있다"며 "루카셴코가 협상한 거래는 장기적인 해결책이 아닌 단기적 미봉책으로, 크렘린궁과 국방부는 심각한 약점을 노출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소는 프리고진이 앞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비정규군은 국방부와 공식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명령이 내려진 것에 대해 정치적, 개인적 생존에 대한 위협으로 판단하고 반란에 나섰을 것으로 분석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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