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신청
전문가들 “아크 인베스트먼트 신청 때와 다르다”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 나서자 가상자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 만에 2000달러 넘게 상승했다.
21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26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7.32% 상승한 2만8783달러(약 3719만원)로 집계됐다. 최근 5일간 가격을 보면 10.85%나 상승했다. 이달 16일부터 소폭 상승세를 탔고 전날까지만 해도 2만6600달러 수준을 기록했지만 하루 만에 가격이 급상승했다.
이처럼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것은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신청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블랙록은 지난 1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인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신탁 상장을 신청했다.
그간 SEC는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허용하지 않았다. '돈나무 언니'라고 불리는 캐시 우드가 이끄는 자산운용사 아크 인베스트먼트도 21쉐어스와 합작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신청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다만 시장에선 이번 블랙록의 상장 신청은 다르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보고서를 통해 "블랙록의 비트코인 ETF 신청은 회사의 규모와 위상, 명성 등으로 승인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SEC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 대해 제재를 가하고 총 19종의 가상자산에 대해 증권성이 있다고 주장하며 규제 수위를 높이던 시장 분위기가 승인될 경우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이번 호재는 가상자산 관련 ETF의 상승세도 견인하고 있다. 비트코인 선물 ETF인 프로셰어스 비트코인 전략 ETF(BITO)는 최근 5일 동안 8.00% 상승했다. 가상자산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X 블록체인 ETF(BKCH)와 비트코인 채굴 업체에 투자하는 발키리 비트코인 채굴 ETF(WGMI)도 각각 12.02%, 13.35% 급등했다. 가상자산을 다수 보유한 기업에 투자하는 비트와이즈 크립토 산업 이노베이터 ETF(BITQ)와 비트코인 선물에 투자하는 글로벌X 블록체인&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S)도 같은 기간 9.21%, 10.17% 올랐다.
한편 가상자산 투자심리는 '탐욕' 수준까지 도달했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업체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이날 투자심리를 지수로 표시한 공포·탐욕 지수는 전날보다 10점 오른 59점(탐욕)을 기록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13점 상승했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 지수는 0점으로 갈수록 투자에 대해 비관하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100점에 근접할수록 낙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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