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첫 韓영화 '옥자'로 족집게 과외
박찬욱 "전화기로 내 영화 안 봤으면"
"전 세계가 한국영화와 사랑에 빠졌다. 대단하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공동CEO 테드 서랜도스(58)는 21일 오후 진행된 '넷플릭스&박찬욱 with 미래의 영화인' 행사에서 "한국영화의 수준을 따라올 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찬욱(59) 감독은 넷플릭스와 협업 중인 영화 '전,란'(戰,亂)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오랫동안 써 온 영화 각본"이라며 "무협 액션 사극이기에 규모가 크지만, 넷플릭스에서 잘 지원해줬다"고 했다.
그는 "간섭이 별로 없다"면서도 "편집 단계가 돼야 간섭을 안 하는지 알겠지만, 아직은 괜찮다"고 재치 있게 말했다.
넷플릭스의 제작 과정에 대해 테드 서랜도스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는 스토리와 스토리텔러를 고른다"고 덧붙였다. 또 "훌륭한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게 넷플릭스의 역할"이라며 "앞으로도 거장과 팬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넷플릭스 CEO는 한국영화의 달라진 위상을 언급했다. 테드 서랜도스는 "넷플릭스와 세계가 한국영화와 사랑에 빠진 지는 수년이 지났다. 넷플릭스는 첫 국제영화로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선보였다. 당시 한국영화 족집게 과외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박 감독의 복수극을 정말 좋아한다. 방금 식사를 함께하면서 '헤어질 결심'에 관해 이야기했다. 여러 번 봤는데, 다층적인 레이어드가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좋은 영화가 많이 나오는 건, 전 국민이 좋은 작품에 자긍심을 느껴서"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꾸준히 한국의 창작 커뮤니티가 성장해왔다"고 덧붙였다.
좋은 영화란 무엇일까. 테드 서랜도스는 타인과 감정적 연결과 탈출을 꼽았다. 그는 "사람들과 공감하거나 두 시간 동안 현실을 잊고 다른 세계로 탈출하게 해준다. 이를 품은 영화가 좋은 영화"라고 했다.
박 감독은 "특별하지 않아도 두 사람의 관계를 지독하게 파고드는 이야기"를 꼽았다. 그는 "나와 다른 사람, 다른 세계를 연결하는 영화가 좋은 영화"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이 비전과 통찰력을 가지고 팀 사람들과 밀접하게 교류하면서 영감을 받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좋은 영화가 만들어진다"고 했다.
급변하는 영화 시장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박 감독은 "영화를 극장에서 보던 시대가 있었지만, 이제 아니다"라며 "겁나고도 기대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화기로만 보지 말아달라"고 덧붙여 웃음을 줬다.
박 감독은 또 "수십 년 전에는 큰 카메라와 기술자들이 있어야 영화 제작이 가능했지만, 이제 스마트폰 한 대면 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가 극장 개봉도 한다. 발상의 전환이 가능한 시대다"라고 바라봤다.
이어 "당장 개봉하는 영화만 보는 게 아니라 예전에 개봉한 영화도 볼 수 있다"며 "다양한 영화 중에 영화를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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