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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기' 장난감에 빠진 日 2030…2만원 이상 고가제품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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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기 장난감 '가챠' 열풍
2030 여성들 사이서 인기

어린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뽑기 장난감이 일본 2030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주 소비층이 2,30대 성인들로 이동하면서 업계도 이를 겨냥해 회당 2000엔(2만원) 이상의 고급 제품을 내놓는 등 상품 단가와 질을 높이는 전략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는 일본 2030 사이에서 '가챠'로 불리는 뽑기 장난감 열풍에 대해 보도했다. 가챠는 동전을 넣고 손잡이를 돌리면 투명한 캡슐 안에 든 장난감이 무작위로 나오는 자판기를 부르는 말이다. 원래는 미국에서 '캡슐토이'로 시작됐는데, 일본에는 1965년 회당 10엔(91원)짜리 판매기가 들어온 것이 시초다. 동전을 넣고 손잡이를 돌렸을 때 나는 소리 '가챠가챠'(ガチャガチャ·철컥철컥)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후쿠오카의 한 가챠 전문점.

후쿠오카의 한 가챠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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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심 번화가에는 가챠 자판기 수백 대를 놓은 전문점이 속속들이 생기고 있다. 가챠 전문점은 응대할 점원이 필요 없기 때문에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타격을 받지 않는 '비대면 산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도쿄 이케부쿠로에는 1200여대 가챠 판매기를 둔 전문점이 입점했다. 최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투명 파우치에 뽑은 장난감을 담아 들고 다니는 것이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열풍을 가속했다.


일본캡슐토이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챠 시장 규모는 720억엔(6555억원)에 달했다. 츠즈키 유스케 협회 대표 이사는 "지금은 가챠 5차 붐이 일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가챠를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면, 현재는 가챠 전문점의 등장으로 자신만의 목적을 가지고 구매하는 소비 행태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2030 고객이 늘면서 가챠 판매기를 두는 위치도 과거와 달라졌다. 예전에는 문구점이나 장난감 판매대 옆 등 어른들이 아닌 아이들의 손이 잘 닿는 곳에 판매기가 있었다면, 최근에는 어른 눈높이에 맞춰 가챠 판매기를 3단 이상 쌓아 올린 형태가 늘었다.

기업도 바뀐 고객층 겨냥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가챠 전문점을 운영하는 장난감 회사 루루아크 캡슐토이 사업부 관계자는 "사업은 2030 성인 여성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며 "성인이 주 고객층이 되면서 품질이 높은 것을 요구하게 돼 가격도 상승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실제로 루루아크가 취급하는 상품의 평균 가격은 2021년 302엔(2752원)이었으나,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여파로 올해는 347엔(3162원)으로 약 15% 상승했다.



반다이가 출시한 가챠 판매기 '가샤드로이드'.

반다이가 출시한 가챠 판매기 '가샤드로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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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구 대기업 반다이도 이같은 고품질·고가화 경쟁에 뛰어들었다. 기존 반다이의 가챠 자판기는 500엔(4550원) 이하의 상품만 취급했지만, 2021년부터 2500엔(2만2704원)짜리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자판기를 출시했다. 고가격대 상품에 집중한 지난 3월부터는 회당 2000엔(1만8227원)짜리 생물 대도감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방식의 판매기도 출시했다. 반다이가 이달 발표한 가챠 판매기 '가샤드로이드'는 팩맨의 세계관을 재현한 판매기로, 바퀴가 달려 판매기가 스스로 이동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가챠가 인기를 끄는 이유에는 SNS 이용이 잦은 2030의 취향을 충족시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오노오 카즈히코 일본가챠협회 대표이사는 "버스 하차 버튼 등 가챠에서만 살 수 있는 개성적인 상품이 많다. 일반적인 판매 방식으로는 사지 않았을 고객들도 손잡이를 돌리는 체험 자체를 즐기며 구매하게 된다"며 "인형 뽑기 등 크레인 게임과 달리 일단 돈을 넣으면 상품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것도 특징"이라고 밝혔다.


쿠마노 히데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SNS를 통해 소비의 즐거움을 알리는 젊은이들의 잠재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역할을 했다"며 "매달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이 출시되기 때문에 화제성이 풍부하고, 예상치 못한 제품을 손에 넣었을 때의 즐거움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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