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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우주에선 소변 가루 속 물기까지 짜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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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사용한 물 98%까지 수거·재활용 기술 개발
오줌 증류 시 찌꺼기에 포함된 물 수거 가능해져
"화성 탐사 등 재보급 불가능 임무에 유용"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에겐 물ㆍ식량의 보급이 중요한 과제다. 신대륙 발견 등으로 역사를 바꾼 15~16세기 대항해 시대에도 마찬가지였다. 오랫동안 배 안에서 먹을 수 있도록 염장 고기, 쉽비스킷, 자우어크라우트(소금에 절인 양배추)가 발명됐다. 콜드 브루 커피나 럼주도 이때 탄생했다. 21세기, 지구를 벗어나 우주를 여행하려는 인류에게도 비슷한 과제가 앞에 놓여 있다. 화성을 다녀오려면 최소 6개월~1년은 비좁은 우주선에 갇혀 있어야 한다. 질 좋고 균형 잡힌 식단, 깨끗한 물 공급이 필수다. 무게ㆍ유지관리ㆍ비용도 최소화해야 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최근 실험에 성공한 오줌 재처리 장치(BPA). 사진출처=NASA 홈페이지.

미 항공우주국(NASA)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최근 실험에 성공한 오줌 재처리 장치(BPA). 사진출처=NASA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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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최근 '오줌 한 방울까지 짜내' 사용한 물의 98%를 재생ㆍ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NASA는 20일(현지 시각) 국제우주정거장(ISS)의 환경 조절ㆍ생명 유지 시스템(ECLSS)을 통해 이같은 기술을 실험해 성공했다고 밝혔다. ECLSS는 물 재생 시스템을 내장하고 있는데, 우주인이 사용한 물을 수집해 수처리장치(Water Processor AssemblyㆍWPA)에 보내 다시 마실 수 있는 수준으로 정화한다. 특히 우주인의 호흡과 땀에서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습기까지 포착해 물로 만드는 고성능 제습기까지 갖췄다. 우주인이 배설한 오줌 처리 장치(Urine Processor AssemblyㆍUPA)도 있다. 오줌을 진공에서 증류해 정화된 물로 바꾸는 장비다.

NASA는 이같은 ECLSS 장비를 개선해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ISS에 설치된 오줌 처리 장치는 오줌을 정화하긴 했지만 미세한 양의 물이 여전히 찌꺼기(염분)에 포함돼 버려졌다. NASA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장비인 염분 처리 장치(BPA)를 개발해 최근 ISS에 설치했다. 이 BPA를 이용해 사용한 물의 98%를 재활용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재활용률은 약 93~94%였다. BPA의 원리는 UPA를 거쳐 나온 염수를 특수 막을 통해 한 번 더 거른 후 고온 건조한 공기를 쬐 물 성분을 증발시키는 방식이다.


이 수증기는 ISS의 고성능 제습 장치에 의해 포집돼 WPA를 거쳐 재활용된다. WPA는 특수 필터를 사용해 이물질을 걸러 낸 후 촉매 반응기를 사용해 미세한 오염 물질까지 분해해 제거한다. 수질을 체크해 기준치를 넘는 물은 다시 처리하는 센서가 설치돼 있다. 미생물 성장을 막고 장기간 저장하기 위해 요오드를 첨가하는 장치도 있다. ISS에서는 우주인 1인당 하루에 약 1갤런(3.786ℓ)의 물을 소비하는데, 주로 음식 준비나 양치질 등 위생 활동에 쓰인다.


일각에선 오줌을 재활용해 마실 물을 만든다는 것에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NASA는 지상에서 생산된 어떤 수돗물보다도 더 깨끗한 물이며, 우주선 내에 설치되는 만큼 유지 관리나 부품 교체없이 장기간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개발한 질 윌리엄슨 NASA 담당자는 "재보급이 불가능한 탐사 임무에서는 승무원이 필요로 하는 모든 자원을 회수해 재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물과 산소를 더 적게 적재해 과학 임무를 늘릴 수 있으며, 승무원이 걱정없이 임무의 목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설명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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