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 독일 12개 기업 대표 회담
"디리스킹 전략 주도할 것" 요청
中, 미중 관계 심화에 독일 포섭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으로 독일을 찾은 리창 총리가 독일 재계 총수들과 만남을 가졌다. 리창 총리는 기업이 앞장서 양국 간의 관계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관영매체인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창 총리는 12일 독일 베를린에서 12개 기업 대표들과 회담했다. 회담에는 폭스바겐 그룹과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등 자동차 업계를 비롯해 화학 소재 생산 기업인 코베스트로, 보험회사인 알리안츠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날 회담에서 리창 총리는 기업 대표들에게 "기업들은 위기를 예리하게 감지할 줄 알고 이를 피하는 방법도 잘 파악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위기를 예방하고 해결해야 하는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독일과 중국 간의 관계를 설정하는 데 있어 기업들이 목소리를 낼 것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최근 중국은 미·중 갈등에 맞서 유럽 국가들을 돌면서 적극 포섭에 나선 상황이다. 현재 EU는 중국과의 디커플링(관계 분리) 대신 디리스킹(위험완화)라는 전략을 구사하며 양국 문제에 직접 개입을 피하고 있다. 디리스킹 전략은 완전한 관계 단절 대신 중국에 대한 과도한 경제적 의존을 낮춰 이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EU가 중립 전략을 구사하자 중국은 경제적 실리를 중시하는 독일을 겨냥하고 나섰다.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는 시진핑 체제 3기 출범 이후 서방 지도자로는 처음 중국을 방문하는 등 친중 행보를 보이고 있다.
리창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디리스킹(위험완화)과 협력은 상호배타적인 관계가 아니다"라며 독일이 얼마든지 중국과의 협력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어 디리스킹 전략 하에서 독일이 중국과 협력을 이어나가려면 실리를 따지는 기업들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경제적 이익을 따지는 기업들이 앞장서 독일과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유도해야 한다는 뜻이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키우고자 재계 지도자들을 패권 경쟁에 개입시키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리창의 방문이 다음 달 독일이 발표할 대중국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리창 총리는 오는 22일에는 프랑스 정부의 초청으로 파리를 방해 에마뉘엘 마크롱과의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프랑스에서도 현지 기업 및 상공업계 대표들과의 간담회가 예정돼 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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