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평가연구소, 생체 재료 개발
이해식 카이스트 교수·신미경 성균관대 교수 연구팀
국내 연구진이 혈관 수술 시간·횟수를 줄일 수 있는 생체 재료를 개발했다.
혈관 문합술에 따라 혈액응고병증 모델의 봉합 수와 수술시간을 비교하는 연구 모식도. 그림 A는 기존 문합술의 경우 직경 0.64mm의 혈관 문합 시, 10회 봉합으로 90분이 소요되었으며, 그림 B는 문합 부위에 CHI-G 필름과 CHI-B 필름을 적용하여 같은 두께의 혈관 직경 0.64mm의 혈관 문합 시, 4회 봉합으로 63분이 소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출처=안전성평가연구소 제공
안전성평가연구소(KIT)는 이해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화학과 교수 연구팀, 신미경 성균관대 교수 연구팀이 혈관 문합술(혈관과 혈관을 서로 접합하는 수술)의 봉합 수를 획기적으로 줄여 수술시간을 줄이면서도 안정적인 혈관 문합술이 가능한 생체 재료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키토산-갈롤 소재의 필름은 유연하면서도 접착력이 있어 저절로 혈관을 감을 수 있으며, 투명한 재질로 수술 혈관의 출혈이나 혈류를 직접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지혈을 도울 수 있는 기능이 있어 문합 부위에 1차적으로 부착해 혈관을 감쌀 수 있다. 문합 부위에 첫 번째 부착되는 ‘키토산-갈롤 소재의 필름’과 습식 융합해 전체 필름의 강도를 높이는 키토산-붕산 소재의 필름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혈관이 재생될 때까지 필름이 충분히 부착돼 생체 소재의 효능을 최대화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필름을 활용하면 혈액 응고를 방해하는 체내 단백질이 줄거나 없는 혈우병, 혈소판 감소증 등 혈액 응고병증을 지닌 동물 모델(랫드)에서 10회의 봉합이 필요했던 문합술이 다기능 필름을 통해 4∼5회의 봉합으로 봉합 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수술 시간도 30% 줄일 수 있었다. 동물 실험에서 혈관조직 분석 결과, 수술 후의 개존율(혈관이 다시 막히지 않을 확률)과 혈관 벽의 비후화(두텁게 돼 막히는 현상)정도 등이 기존 문합술과 비교해 개선됐다.
김기석 차세대의약평가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다기능 생체필름은 특히 긴급한 상황에서 빠르게 진행되어야 하는 수술 시 적용할 수 있어 위급한 환자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심장, 피부, 신경과 같이 탄력이 높고 구부러진 조직에도 활용하기 위해 연구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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