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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증시 열기 뜨거운데…中 '피크차이나'에 냉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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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포커스]지정학적 위험에 각국 증시 희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로 인해 더욱 뚜렷해진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 등 고조된 지정학적 위험에 따라 각국 증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갈등의 한 쪽 끝에 선 미국과 그의 동맹국인 일본의 증시는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이들의 대척점에 선 중국은 역대급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머니무브에 이어, 각국 내 증시 변수까지 겹치면서 올 하반기 증시 전망은 안갯 속에 갇힌 상황이다.


최악 치닫는 국제정세… 엇갈린 美日·中 증시

미국 증시는 러·우 전쟁 이후 더욱 뚜렷해지는 미·중 간 ‘신냉전’ 구도 속에서도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1년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6일 현재까지 S&P500 지수는 12% 이상 상승했다. 나스닥 지수도 6.4% 올랐다. S&P500 지수는 올 들어서만 15% 가까이 오르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활황세를 보였다. 그 결과 올 상반기(16일 종가 기준) S&P500 지수 상승률은 20년 내 최고 기록을 썼다.

장기전이 된 러·우 전쟁에도 미 증시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러·우 전쟁 발발 직후부터 10개월 이상 S&P500 지수는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에너지와 식량 안보 위협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으로 치달은 국제 정세가 되레 미국의 영향력 확대와 중국 견제의 기회로 작용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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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시가 구조적으로 애플·엔비디아·테슬라·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MS)·메타·아마존 등 7개 IT주가 전체 시총의 4분의 1을 차지한다는 점도 러·우 전쟁의 영향에서 비껴가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월가의 유명 이코노미스트인 로젠버그 리서치의 설립자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미 증시는 (지정학적 장기 재료보다는) 단기 모멘텀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미 증시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1년여간 이어진 고강도 긴축이다. 긴축 여파로 인해 기업들의 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월가 대표 강세론자인 제러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최근 강세장은 침체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미국 주식의 랠리는 곧 끝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올해 미 경제가 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을 99.15%로 전망했다. 이달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경기 둔화 등을 고려해 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점도표를 통해 올해 두 번 정도의 금리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다.

모건스탠리의 수석 미국 주식전략가인 마이클 윌슨도 "테슬라·엔비디아 등으로 대표되는 수많은 메가캡(시가총액 2000억달러 이상 기업)들의 연승은 더 큰 고통을 가리키고 있다"면서 증시 반락을 경고했다. 미 증시 랠리에 끼지 못할까 추가 상승에 베팅하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반락 시점을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맨 GLG 파트너스의 에드 콜레는 "포모 증후군에 사로잡힌 투자자들이 매수 행진을 이어갈 경우 포지션이 반전되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올인(All-in)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악재 日증시엔 호재로

같은 기간 일본 증시는 미국보다 더 역동적인 장세를 연출했다. 일본 증시를 대표하는 닛케이225 지수는 러·우 전쟁 이후 12% 이상 상승했다. 토픽스 지수도 20% 가까이 올랐다.


닛케이225 지수는 연초 이후로만 29% 이상 급등하며 전쟁 발발 이후 1년여 넘게 이어진 박스권 장세를 돌파했다. 상승세는 지난 4월 이후 더 강력해지면서 종가 기준 이달 중 3만3000선을 돌파했고, 토픽스 지수도 2300선을 넘어섰다. 거품경제가 붕괴한 1990년 7월 이후 33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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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증시의 드라마틱한 반등장은 ‘미·중 갈등’의 영향이 컸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반도체 분야에서 일본이 어부지리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시를 끌어올렸다.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첨단 기술을 갖췄으면서도 지정학적으로 안정된 일본의 강점이 부각됐고 주요 기업들이 일본 투자 계획을 밝혔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첫 주 1조엔(약 9조원) 규모의 일본 주식을 순매수했다. 최근 10주간의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4조8400억엔으로 ‘아베노믹스 랠리’ 당시 최고 기록(3조3400억엔)을 훌쩍 넘어섰다. 최악으로 치닫는 국제정세가 일본 증시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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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도 일본을 주목하고 있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미국 이외 최대 투자처로 일본을 지목했다. 그는 보유 중인 대만 TSMC의 주식을 팔고, 미쓰비시·이토추·스미토모상사 등 일본 종합상사 주식을 집중 매집했다.


기업 실적도 개선되는 등 기초체력도 나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 증시가 단기 붐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리소자산운용의 고지 도다 수석 펀드매니저는 "일본 경제의 디플레이션 종식과 상대적으로 강한 투자 환경이 오랜동안 저평가된 일본 주식에 대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얼어붙은 中증시… '피크차이나論'에 악화일로

반면 중화권 증시는 크게 휘청이고 있다. 러·우 전쟁 발발 이후 중화권 주요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와 항셍지수는 각각 11.44%, 43.56% 급락했다. 중국의 지정학적인 입지가 미국과는 대척점에 선 반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는 반미를 위한 전략적 동반자인 관계라는 점에서 변동성이 커졌다.


중국 증시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해 온 외국인 투자자가 지정학적 갈등 심화에 따라 중국 증시에서 자금을 빼면서 주가가 급락하게 된 것이다. 미 Fed 경제학자 다리오 칼다라와 마테오 이아코비엘로가 만든 국가별 지정학 위험지수(GPR)에 따르면 중국의 GPR 지수는 280.05%에 달한다. 미국(122.51%) 일본(143.3%)의 2배 수준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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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중국 성장이 정점을 지났다는 ‘피크 차이나’론이 자본의 탈(脫) 중국화에 화력을 더했다. 지난해 말 중국이 강력한 방역 정책인 제로코로나를 폐기한 뒤 리오프닝(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실제 경제 지표들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생산과 소비 지표 모두 둔화 흐름으로 돌아섰고, 청년실업률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5월 산업생산은 전년동기 대비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월(5.6%) 대비 크게 악화한 수준이다. 시장 예상치(3.8%)에도 못 미쳤다. 실업률은 3월부터 3개월째 5.2%를 기록하며 제자리걸음을 했다. 특히 청년(16~24세) 실업률은 20.8%를 기록, 전달(20.4%)에 이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경제 고성장의 발판이었던 부동산 시장에는 침체의 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중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기가 본격화하면서 수년간 ‘L자형’ 침체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인구학적 수요 감소, 정부 부양 정책 초점의 변화, 주택 구입 능력 약화 등을 그 배경으로 꼽았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도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12%를 차지하는 부동산 개발사들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에 처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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