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초래된 에너지 위기의 재발을 막고자 재생에너지 확대에 나섰으나 석탄 보조금 논란에 부딪혀 전력시장 개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리 심슨 EU 에너지담당 집행위원은 19일(현지시간) 오후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에너지장관이사회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전력시장 개혁안을 잠정 합의하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전력시장 개혁안 초안은 화석연료인 천연가스가 가격이 급등하면 재생에너지 발전 가격을 포함한 전체 전기요금도 함께 오르고, 단기 계약 위주라 가격 변동성이 심한 현행 에너지 요금 체계를 개편하기 위한 대책을 골자로 한다.
이번 합의안에는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전력 자원 전환을 가속하기 위해 풍력과 태양열 등 5가지 재생 및 비(非)화석연료로 생산하는 전력을 고정된 가격으로 제공하기 위한 조처 등도 포함됐다.
그러나 최근 EU 순환의장국 스웨덴이 최근 이른바 '석탄 발전소 보조금 연장'을 허용하자고 제안하면서 잠정한 합의를 두고 혼선이 빚어졌다. 스웨덴은 정전 사태를 막기 위해 '발전 대기 용량'을 유지하는 석탄 발전소에는 보조금 지급을 지속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U 규정에 따라 순환의장국은 핵심 안건에 대한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어 토론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전력의 70%를 석탄 발전으로 생산하는 폴란드와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의존해 오던 일부 국가들은 스웨덴 제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독일,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은 EU의 탄소중립 달성 목표와 상충한다는 이유로 반대를 표했다. 이들 국가는 석탄 연료 사용에 보조금 지급을 지속한다는 것은 지구온난화를 심화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판단하고 있다.
EU는 내년 6월 실시되는 EU 선거 전까지 입법 절차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절차가 마무리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력시장 개혁안이 시행되려면 이날 무산된 EU 회원국으로 구성된 이사회 잠정 합의안이 우선 정리돼야 한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에바 부슈 스웨덴 에너지장관은 EU 회원국 간 잠정 합의를 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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