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맞춰 방산주들이 일제히 불기둥을 내뿜었다. 방산주는 최근 들어 반도체와 이차전지에 주도권을 내주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다 윤 대통령의 순방으로 수주 기대감이 커지면서 반등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미·중 갈등에 따른 신냉전 체제 돌입 등이 한국 방위산업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일 방산 대장주로 꼽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거래일 대비 17.55% 상승한 13만7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장중 한 때 최고 13만8800원(18.84%)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밖에 한국항공우주(KAI), 현대로템도 각각 6.11%, 10.95% 상승 마감했다.
방산 상장지수펀드(ETF)도 덩달아 강세를 보였다.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K방산Fn'는 이날 하루에만 전거래일 대비 8.91% 상승한 1만3390원에 장을 마치며 올해 1월5일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방산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인 데는 국내 방산 기업들의 해외 수주 기대감이 더해지면서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4박6일 일정으로 프랑스와 베트남 순방에 나섰다. 베트남 순방에는 윤 정부 들어 최대 규모인 205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했는데, 여기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 강구영 KAI 사장 등이 포함됐다.
방산 업계에서는 이번 순방에서 국내 방산 기업들의 수주 관련 논의가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5~7년간 3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해 군 현대화 작업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3월에는 판 반 쟝(Phan Van Giang) 베트남 국방부 장관이 방한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방문해 K-9 자주포를 둘러보는 등 국내 무기 체계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을 계기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베트남 정부와 K-9 자주포 수출 계획을 논의한다는 구상이다.
증권가에서는 방산주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미·중 갈등 심화에 따른 신냉전 체제 등에 힘입어 군비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우리 방산 기업들의 경쟁력이 돋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해 전 세계 방위비는 2021년 대비 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민간 군사정보 컨설팅 업체 제인스(Jane’s) 에 따르면 2025년까지 주요국 방위비는 연평균 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각국의 국방비 증가는 우리 방위산업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방산 기업들의 무기 수출 계약은 2021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2013년~2020년 연평균 31억4000만달러(약 4조원)였던 수주액은 2021년 72억5000만달러(약 9조3000억원)로, 지난해에는 173억달러(약 22조2000억원)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을 필두로 군비경쟁이 이어지고 있고, 포스트 팬데믹 시대가 열리며 항공운송 수요가 회복돼 상용기 회복도 지속되고 있다”며 “신냉전시대 본격화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의 구조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방산 및 기계업종의 11개 종목 주가는 연초 대비 18% 상승하며 같은 기간 11% 상승한 코스피 평균 수익률을 상회했다”며 “앞으로도 외교적 긴장감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며 폴란드 K9, 천무 등 해외 매출 증가로 방산주 실적은 우상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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