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이, 美블링컨에 "대중제재·공급망 봉쇄 중단" 요구

블링컨, 시진핑 예방 가능성도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에게 대중 독자제재와 전략산업 공급망 봉쇄 등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1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위원은 이날 베이징에서 블링컨 장관과 만나 '중국 위협론'에 대한 과장 중단, 중국에 대한 불법적 독자제재 철회,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압박 포기,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 금지 등을 요구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왕 위원은 특히 대만 문제와 관련해 "타협하거나 양보할 여지가 없다"며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진정으로 준수하고, 중국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존중하고, 대만 독립에 명확하게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중에 대해 "중미 관계가 고비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대화와 대결, 협력과 갈등 사이의 선택이 필요하다"면서 "역사는 항상 전진하고, 중미 관계는 결국 진전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인민, 역사, 세계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세로 중미 관계의 악순환을 역전시키고, 건전하고 안정적 궤도로 돌아가 올바른 길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 간 갈등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중미 관계 악화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잘못된 인식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는 잘못된 대중정책으로 이어진다"면서 "중미관계가 더이상 무너지지 않고 안정되기 위해서는 두 정상이 도달한 공감대를 진정으로 이행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블링컨 장관이 지난해 11월 발리에서 양국 정상이 만나 확정한 의제로 돌아가기 위해 미국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과 소통을 강화하고 이견을 책임 있게 관리· 통제하고, 양측이 이익을 공유하는 분야에서 협력하기를 기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전날 친강 중국 외교부장에 이어 왕 위원을 만난 블링컨 장관은 방중 마지막 날인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할 가능성도 있다. 한 소식통은 "현재까지 예단하긴 어렵다"면서도 "외교장관이 방중해 국가 주석을 만나는 것이 관례는 아니라, 만난다고 하면 의미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