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성, 리튬 전지 개발에 1200억엔 지원
세계 시장 점유율 10%…"격차 따라잡겠다"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전기차(EV)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일본 정부가 보조금 1200억엔(1조902억원)을 지급해 이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발표했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경제산업성은 도요타가 국내에서 개발할 EV 리튬이온전지에 1200억엔을 지원하기로 발표했다. 도요타가 추산한 관련 예산은 3300억엔(2조9926억원)으로, 약 36.3%에 해당하는 금액을 일본 정부가 선뜻 내놓은 것이다.
도요타는 이번 보조금으로 국내 EV 배터리의 연간 생산 능력을 약 25GWh 증강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과 함께 지난 13일 발표한 전고체 배터리 연구에도 보조금을 투입한다.
요미우리는 이번 보조금은 도요타-파나소닉 합작 공장에도 쓰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진 등 천재지변으로 배터리 공급망에 문제가 생겨도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조달해 완성차를 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도요타가 그간 고전하던 EV 분야에서 얼마나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지 일본 안팎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 1일 2025년 가동 예정인 미국 EV 공장에 2900억엔(2조7500억원)을 추가 투자한다고 밝혔다. 북미 지역에서 조립된 EV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발판 삼아 해외 경쟁력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경산성의 지원까지 더하면 도요타는 자국과 미국 정부의 EV 보조금을 모두 획득하는 셈이다.
이는 EV 시장 격차를 따라잡겠다는 일본 정부의 의지가 강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일본 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차량용 전지의 세계 점유율은 중국 브랜드가 50% 이상을 차지하며, 우리나라 브랜드가 20% 수준이다. 일본 브랜드의 점유율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경산성은 차량용 배터리를 경제 안보상 중요 물자로 규정하고 지난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서 해당 분야 공급과 개발 지원에 들어갈 3300억엔을 확보했다.
경산성은 도요타뿐만 아니라 EV 배터리 시장에 뛰어든 기업이라면 전폭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혼다자동차와 리튬 배터리 개발 기업 GS유아사에 약 1600억엔(1조4509억원)의 보조금 지급을 결정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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