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시 주석 8년 만에 첫 만남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오는 16일 중국 방문 기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다. 코로나19 봉쇄 정책으로 해외 방문을 중단하고 집권 3기 체제를 맞은 시 주석이 외국 기업가와 만나는 것은 3년여 만에 처음이다.
1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을 방문 중인 게이츠가 오는 16일 시 주석을 만날 예정이며, 단독 면담일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양측이 이번 만남에서 무엇을 논의할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게이츠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베이징에 왔다"며 "빌앤드멜린다 게이츠 재단과 함께 세계 보건·개발 과제에 대해 노력해온 파트너들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게이츠와 시 주석의 만남은 2015년 '중국판 다보스'라 불리는 하이난성 보아오포럼에서 만난 이후 8년 만이다. 2020년 초에는 시 주석이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게이츠와 재단이 중국에 500만 달러 지원을 약속한 것에 대해 감사함을 표하는 편지를 쓰기도 했다.
이번 만남은 시 주석으로서는 코로나19 이후 수년간 해외 방문을 중단한 뒤 외국 기업가와 처음 만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외신들은 "중국이 코로나19 기간 국경을 폐쇄하면서 시 주석이 외국 기업가들과 만남을 중단했던 오랜 공백이 끝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진핑 집권 3기'를 맞은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하고 국경을 개방한 뒤, 애플·테슬라 등 빅테크를 비롯해 월가 JP모건 등 다양한 분야의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중국을 찾아 중국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인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지난달 말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JP모건 글로벌 차이나 서밋 비공개 연설에서 "미국 금융 시스템은 투명성과 투자자 보호, 법치주의에 따라 작동한다"고 소개하면서 "(미·중 갈등에 더해) 중국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지난 3월 팀 쿡 애플 CEO는 리창 국무원 총리를 만났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딩쉐샹 부총리를 만났지만, 방중한 CEO 중에 시 주석을 만난 것으로 알려진 사람은 없었다.
한편, 미국은 지난 2월 중국 정찰풍선 사태로 불발된 방중 계획을 성사시켰다. 블링컨 장관은 오는 16일 워싱턴DC를 출발해 21일까지 중국 베이징과 영국 런던을 각각 방문한다고 국무부가 이날 공식 발표했다. 블링컨 장관은 오는 18∼19일 이틀간 베이징에서 중국 고위 관리들과 만나 미·중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하기 위해 양국 간 열린 소통 채널을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 국무장관의 방중은 블링컨 장관 취임 후 처음이자, 전임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이 지난 2018년 10월 다녀온 뒤 약 4년 8개월 만이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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