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4곳 중 1곳 해외이전 고려"
47개국 조사서 '창업실패 두려움' 46위
"M&A 시장 활성화,CVC 투자제한 완화"
한국 기업들이 느끼는 창업 실패 두려움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면허 택시 영업 행위 논란으로 3년7개월간 법정 공방을 벌인 '타다 사태' 등이 영향을 미쳤다. 정책 자금이 아닌 민간 투자 위주 선순환을 유도하기 위해 인수합병(M&A)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는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7회 무역산업포럼'을 열고 스타트업 생태계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포럼엔 산학연 관계자 80여명이 참석했다.
정만기 무협 부회장은 스타트업 창업과 성장 생태계를 조성하려면 개방형 혁신을 늘리고 공공시장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했다. 정 부회장은 개방형 혁신과 관련해 "포브스 500대 기업 중 상위 100곳의 68%가 스타트업과 개방형 혁신 전략적 제휴를 하고 있다"고 했다.
스타트업 공공기관 투자 조달 심사 기준을 매출액 위주로 하는 관행을 없애야 한다고 했다. 한국 공공 조달시장 규모는 184조원이지만 스타트업 혁신조달은 0.34%에 불과하다. 네덜란드(2.5%), 핀란드(10%) 등보다 낮다. 정 부회장은 "매출 제한 없이 스타트업을 항만시스템 개선사업에 투입하는 스페인항만공사 사례를 타산지석 삼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스타트업 창업 및 성장 생태계는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미경 무협 스타트업성장지원실장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 과제' 발표에서 국내 스타트업 4곳 중 1곳은 해외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고 알렸다. 김 실장은 "2017년 글로벌 100대 유니콘 기업 중 국내에서 온전하게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기업은 절반 이하"라며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 공유 숙박 서비스 에어비앤비 등 혁신 서비스는 정부 규제로 금지되거나 제한적으로만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혁신기업을 의미한다.
김 실장은 스타트업 민간 자본을 늘릴 수 있도록 M&A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했다. 투자금 회수에 성공한 창업자가 재창업, 재투자하려면 M&A 시장이 커져야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혁신저해 문화·환경 요인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2021년 47개국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기업가정신 조사에서 한국은 실패 두려움 46위, 창업 용이성 35위에 그쳤다"며 "실패를 용인하고 재도전을 지원하는 미국보다 리스크를 회피하는 일본에 가깝다"고 했다.
포럼 참여자들은 규제 개선을 촉구하고 유망 스타트업 분야를 안내했다. 김성훈 법무법인 미션 변호사는 "세계적으로 규제 개혁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새로운 혁신 때문에 생기는 공익 침해행위에 국가가 빠르게 대응하도록 규제 혁신 반응성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는 "인공지능(AI), 로봇, 이차전지 딥테크 스타트업은 자금 조달을 통해 성장 중"이라며 "예비창업자나 초기 스타트업 경영자는 인구 감소, 기후 관련 규제, 경제 블록화, 혁신 기술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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