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이래 최악 가뭄…저수율 6.6%
짠 강물도 공급…WHO 권고치 2배
생수·병물 사재기로 가격 5배 올라
7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남미 우루과이에서 생수 가격이 5배 가까이 치솟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에서는 앞으로 1주일 안에 수자원 고갈 위기에 놓여 있다.
11일(현지시간) 연합뉴스 및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에 식수를 공급하는 '파소 세베리노' 저수지 저수율은 현재 6.6% 안팎인 440만㎥ 불과하다.
몬테비데오 인근 1일 평균 물 소비량은 55만㎥다. 새로운 식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앞으로 1주일 안에 식수가 고갈될 수 있는 상황이다. 우루과이 수도공사(OSE)는 이달 23~24일께는 상수원 물 공급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자원 위기는 지난 4월 말 이미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우루과이는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현지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17일까지 비 소식도 끊긴 상태다.
당국은 고육지책으로 식수와 '짠물'을 함께 공급하는 대책을 도입했다. 우루과이 강의 민물과 대서양의 바닷물이 섞이는 '리오 데 라플라타' 강 인근에서 물을 끌어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정책은 물을 마시는 시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 미 매체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현재 우루과이 수돗물에 함유된 나트륨양은 리터당 421㎎이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에 대해 카리나 란도 우루과이 공중보건부 장관은 "일반인의 건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고혈압, 신장질환자, 의학적 권고에 따라 염분 제한 식이요법을 하는 사람은 혈압 조절과 의료 관리를 소홀히 하지 말고, 가능하면 생수를 마셔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같은 식수 부족 우려가 커지자 생수 및 병물 사재기도 벌어졌다. 그 결과 몬테비데오 주변 생숫값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24% 폭등했다. 병에 담겨 판매되는 생수 가격은 5배에 근접한 467% 올랐다.
현재 우루과이 당국은 수자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지 일간지 '엘옵세르바도르'에 따르면 OSE는 도시 내 공원에서 지하수를 퍼 올려 정수 작업을 한 뒤 학교와 병원에 우선 공급하고, 트럭으로 물을 실어 공급할 수 있는 회사 4곳과 신규 계약을 했다.
이와는 별도로 복합화력발전소의 담수화 기기 사용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도시의 일평균 물 소비량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한 OSE 관계자는 매체에 "하루 소비량을 고려하면 바다에 물 한 방을 떨어뜨리는 것과 비슷하다"라고 전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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