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중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기가 본격화한 가운데 향후 몇 년 동안 L자형 침체를 이어가면서 세계 2위 경제 대국 회복에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경제학자 왕리셩이 이끄는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팀은 11일(현지시간) 투자자 노트에서 "인구학적 수요 감소, 정부 부양 정책 초점의 변화, 주택 구입 능력 약화 등으로 인해 중국 부동산 시장이 다년간 침체를 겪을 것"이라며 이같이 예상했다.
'제로 코로나' 해제 이후 반짝 회복했던 중국 부동산 시장은 다시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중국의 월간 신규 주택 판매 증가율은 헝다 등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의 유동성 위기가 본격화된 2021년 7월부터 지난 1월까지 19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가 지속됐다. 그러다가 방역 조치 해제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2월부터 플러스로 돌아선 뒤 3월 29.3%, 4월 31.6%로 늘었으나 3개월만인 5월에 다시 6.7%로 하락했다.
골드만삭스는 신규 주택 판매를 늘리기 위해 부동산 구매자와 개발업자에 대한 대출 통제를 풀고, 모기지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는 등의 규제 완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중국의 부동산 산업이 붕괴는 면했지만, 여전히 금융권 부실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남아 있다"면서 "약 19개월의 역사적 침체 이후 신규 주택 판매와 가격이 잠시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후 약세의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중국 국내총생산(GD0)의 약 12%를 차지하는 부동산 개발사들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에 처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국제기구도 중국 부동산 경기 전망에 다소 비관적이다. 앞서 세계은행은 지난 6일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계속되는 부동산 분야의 압박 등을 중국 경기의 하방 리스크로 꼽으며, 중국의 내년 성장률 예상치를 1월 발표 때의 5.0%에서 0.4% 포인트 하향한 4.6%로 정정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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