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로자회, 지난해 SUV 리스 구입…7000만원 상당
보훈처 운영비 4500만원 가량 중 4000만원 사용
집행부 "전 회장이 한 일…중도해약금 있어 우리도 난감"
공법단체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가 지난해 운영비로 사용할 수 있는 예산 중 90%를 회장 차량 구입에 사용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심지어 차량 구입에 필요한 나머지 금액을 매달 자체 회비로 충당하면서 공로자회원들에게 쓰여야 할 돈이 허투루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법단체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가 지난달 22일 광주광역시 서구 5·18기념재단 내 부상자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기정 광주시장과 관계자들을 추가 고소·고발하겠다"고 말하고 있다.[사진=민현기 기자]
12일 국가보훈처와 5·18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해 공로자회에 지원된 운영비는 5억3200여만원이다. 이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제외하면 운영비로 지원되는 금액은 약 4500만원가량이다.
인건비를 제외한 예산은 운영비, 사무비 등 경상경비로 사용되는 예산이다. 공로자회는 지난해 임종수 회장의 차량으로 6000만원 상당의 SUV를 구입했다. 예산이 부족하자 리스 방식으로 계약하면서 실제 총 차량 구입 가격은 7000여만원이다.
4000만원은 예산으로 먼저 내고 나머지 3000여만원은 매달 나눠서 공로자회가 자부담금으로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로자회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운영비 중 90% 정도를 차량 구입에 사용한 것이다.
단체 내부에서도 비판의 여론도 나오고 있다.
공로자회원 김모(61)씨는 "(공로자회가)공법단체로 승인되고 수익사업을 진행하는 데도 계속해서 연회비를 3만원씩 납부하라고 했다"면서 "그 돈이 어디로 가나 했더니 차를 사주고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런 사실을 파악한 공로자회는 전 집행부의 잘못된 판단에 오히려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공로자회는 지난해 12월 선거를 통해 정성국 회장을 선출했는데 이 문제는 임종수 전 회장과 집행부가 진행한 일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임 전 회장은 정 회장 선출을 인정하지 못하고 이의 신청을 했고 판결이 나오기까지 6개월가량 공로자회 측에 차량을 인계하지 않고 타고 다녔으며 차량 소유 기간에 발생한 톨게이트 미납 등 과태료는 공로자회가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공로자회는 차량 반납에 대해 고려하기도 했지만 리스 중도해지위약금이 3300만원이나 나오면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월 단체에서도 질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오월 단체들은 한 곳만 잘못해도 5·18을 포함한 광주 전체의 이미지가 나빠진다"면서 "공로자회가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공법단체인 만큼 회계가 더욱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임종수 전 회장은 "법원의 판결이 있기 전까지 인수인계를 유보했을 뿐인데 (공로자회)현 집행부가 고소까지 진행해 경찰서에서 혐의 없다고 나왔다"면서 "지금은 법원의 판결에 따라 인수인계까지 마친 상황이며 법적으로 문제 되는 점은 없다"고 해명했다.
호남취재본부 민현기 기자 hyunk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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