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계의 전설'로 불리는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가 자신의 아들에게 250억달러 규모의 오픈소사이어티재단(OSF) 운영권을 넘긴 가운데, 공식행보에 나선 아들인 알렉산더 소로스(알렉스)가 "나는 더 정치적"이라고 밝혔다. 2024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소로스가(家)의 반(反)트럼프 기조가 이어질 것을 예고한 것이다.
작년 12월 OSF 회장으로 선출된 알렉스는 11일(현지시간)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첫 인터뷰에서 자신이 아버지와 자유주의적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37세인 그는 주요 정치적 이슈에 있어 조지 소로스와 자신의 생각이 비슷하다면서 "나는 (아버지보다 ) 더 정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표권, 낙태권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스로를 '중도 좌파'로 평가한 알렉스는 최근 OSF 활동과 관련해 조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은 물론,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과 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OSF는 전 세계 인권,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단체에 연간 15억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재단 자금은 대학, 교육기관 등에도 쓰인다.
특히 알렉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돌아올 가능성을 우려하며 2024년 대선에서 소로스가의 조직이 정치적 자금면에서 또 한 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을 예고했다. 그는 "정계에서 돈을 빼고 싶지만, 상대방이 정치에 관여하는 한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알렉스는 아버지인 조지 소로스가 대선 선거자금 허브 역할을 하기 위해 조직한 슈퍼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를 이끌고 있으며, 소로스가 일원 중 유일하게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를 감독하는 투자위원회에 소속돼다. 소로스측에 따르면 250억달러 중 대부분이 향후 몇년간 OSF 관할로 투입된다. 또한 약 1억2500만달러는 슈퍼PAC에 배정됐다.
헝가리계 미국인이자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조지 소로스는 과거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의 재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막기 위해 민주당에 수천억달러를 지원한 대표적인 정치자금 '큰 손'이다. 공개석상에서도 수차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보를 비판해왔다. 몇 달 전 법원 기소 절차를 밟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 측근들이 뜬금없이 조지 소로스에게 분풀이에 나선 배경도 여기에 있다. WSJ는 조지 소로스가 앞서 인종적 편견을 줄이기 위한 형사제도 개혁 및 지방검사 선거캠페인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한 것 역시 우파를 자극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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