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면접 스터디 뜬다…시간·돈 절약효과 '톡톡'
AI프로필 신청 대기자만 800여명
전문가 "고물가·디지털화 영향…지속 전망"
물가가 급격히 오르자 소비 절약을 실천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들의 취업 준비 풍경도 바뀌고 있다. 청년층 사이에서는 이미 비대면 스터디와 인공지능(AI) 프로필 등이 자리를 잡았다.
12일 아시아경제가 '비대면 스터디'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검색한 결과, 비대면 스터디 채팅방이 427개에 달했다. S대기업 2차 면접, 보험회사 영업 관리 면접, 모의 면접 스터디 등으로 종류도 다양했다. 최근에는 은행권, 공기업, 대기업 등에 취업하려는 대학생들이 비대면 스터디를 진행하는 추세다. 시간과 돈을 한꺼번에 절약해 실속을 챙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학생 김윤희씨(26·여)는 "이전에 논술 대면 스터디를 진행했는데, 당시 스터디 공간 대여비와 교통비 등으로 2만원이 넘게 들었다"며 "일주일에 두 번 가면 4만원이 들었는데 지출 비용이 너무 아까워 비대면 스터디를 진행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비대면이라고 해서 특별히 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어서 만족하면서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취업준비생 김강진씨(31·남)도 "온라인 화상회의 줌(ZOOM)을 통해 면접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며 "7명이 참여해 진행하고 있는데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고 밝혔다. 김씨 역시 학교 내에서 진행되는 동아리에 참석했으나 한 번 참여할 때마다 1만원 이상을 지출했다고 했다.
증명사진과 프로필 사진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끼는 이들도 늘고 있다. 서울 대학가의 사진관들의 증명사진 촬영 비용은 2~5만원가량이었다. 프로필 사진은 이보다 5만원가량 비싼 10만원 정도에서 촬영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SNOW' 애플리케이션(앱)의 AI 프로필을 이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일 오전 10시 기준 AI 프로필 신정 대기자는 805명이었다. SNOW AI 프로필은 본인의 사진 20장을 앱에 올리면, 10~15분 뒤 보정된 30장의 사진을 받는 식이다.
MZ세대들은 실제 취업 사진으로 쓰거나 재미를 위해 해당 앱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이승현씨(23·남)는 "6월 7일 대기자가 많아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일 정도로 인기가 많아 놀랐다"며 "9일 결제가 바로 가능해 6600원을 결제하고 10분 만에 새 프로필 사진 30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씨는 "사진관에서 프로필을 찍으려면 최소 10만원은 드는데 비용 절감 효과가 톡톡해 만족했다"고 말했다. 박진실씨(35·여)는 "급하게 프로필 사진을 찍어야 해서 AI 프로필을 이용했다"며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클릭만 하면 돼서 매우 편리했다"고 밝혔다.
반면 불만족스러운 사람도 있었다. 최은율씨(22·여)는 "2200원을 주고 24시간을 기다려서 사진을 받았지만 실제 내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사진을 받았다"며 "취업 사진으로 쓰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개인 소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미 오른 물가가 더 떨어지지 않으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또 실속을 중시하는 MZ세대들의 성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고물가·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흐름은 계속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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