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혐의 재판에 증인 자격으로 출석해 대부분의 증언을 거부했다.
7일 임 전 차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1부(부장판사 이종민 임정택 민소영)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대법관, 고영한 전 대법관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임 전 차장은 이날 검찰의 200여개 질문에 "증언을 거부하겠다"며 계속 답변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재판부가 정하겠지만 이런 식의 (무의미한) 신문 방식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임 전 차장은 지난달 26일에도 법원에 증언거부사유서를 냈다.
그는 사법농단 사건과 관련해 양 전 대법원장보다 앞선 2018년 11월 기소돼 별도로 재판받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148조는 자신이 형사소추 또는 공소제기를 당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을 사실이 드러날 염려가 있으면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
검찰은 "본인의 재판에선 적극적으로 사실관계와 법리적 다툼을 하고 있음에도 이 자리에서는 응하지 않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주요 질문이 무엇인지 소송 기록으로 남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 전 차장은 검찰의 일부 질문엔 "플리바게닝(유죄협상)에 입각한 주관적 생각", "상상력을 발휘한 질문", "터무니없다" 등 의견을 내기도 했다.
검찰이 '왜 터무니 없다는 것이냐'는 취지로 되묻자, 임 전 차장은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지, 피고인으로서 검사님께 신문을 받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받아쳤다.
양 전 대법원장 등은 2019년 2월11일 47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4년4개월가량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은 일제 강제노역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 여러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해 지연시키고 사법행정을 비판한 법관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임 전 차장이 양 전 대법원장 사건의 사실상 마지막 증인인 만큼, 이 사건은 내달 중순으로 예정된 절차가 끝난 뒤 검찰과 피고인의 최종변론을 듣는 결심공판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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