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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내수진작으로 금융부실 확산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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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내수진작으로 금융부실 확산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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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올해 경기를 상저하고로 예상했다. 상반기에는 침체가 예상되지만 하반기에는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부터는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믿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상반기에 재정지출을 조기 집행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하반기에도 대중국 수출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 전망되면서 경기경착륙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은 최근 올해 성장률 전망을 기존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다른 전망기관들도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우리 수출이 늘어나지 않는 원인은 세계 경기침체와 반도체 가격하락 그리고 대중국 수출감소에 있다. 그러나 또 다른 배경은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줄어들면서 수출가격 경쟁력이 약화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대중국 수출뿐만 아니라 동남아 수출이 감소하고 있고 그 자리를 중국이 메꾸고 있는 것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문제는 하반기 수출 부진으로 경기침체가 심화할 경우 기업도산과 금융부실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의 고금리 정책으로 인해 가계는 물론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은 높은 이자부담으로 점차 버틸 힘이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을 비롯한 제2금융권의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으며,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심해질 것이 우려된다. 여기에 전기요금을 비롯한 공공요금과 하반기 이후 국제 원유가격이 높아질 경우 환율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은 다시 높아질 수 있다. 물가가 상승하면 한은은 금리를 높이지 않을 수 없으며, 경기침체와 금융부실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한국경제가 금융부실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정책당국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먼저 수출이 늘어나지 않을 경우 내수진작에 주력해야 한다. 금융부실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금리인하도 방안이지만 자본유출과 물가상승을 고려하면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기 전에는 쉽지 않다. 대부분의 금융부실 확산이나 금융위기가 경기경착륙에서 온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책당국은 내수를 진작시킬 필요가 있다. 우선 건설경기를 회복시켜야 한다. 선진국도 내수가 침체될 경우 건설경기를 이용한다. 건설업은 다른 산업과의 연관효과가 커서 내수를 효과적으로 부양시킬 수 있으며, 비숙련 노동자의 고용을 늘릴 수 있어 저소득층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해 주택에 대한 비정상적인 과세구조를 개선하는 등 부동산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재정지출을 늘려서 저소득층 거주지역의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동안 지방에 대한 인프라 투자는 많이 늘려왔다. 그러나 도심 외곽이나 수도권의 저소득층 거주지역에 대한 교통, 유통, 교육인프라 투자는 미흡했다. 정책당국은 이들 지역에 인프라 구축에 재정을 투입해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시키고 내수경기도 진작되도록 해야 한다. 경기침체가 심화되는 경우 추가경정(추경)도 필요하다. 재정건전성도 중요하지만 금융위기를 피하는 것이 더 긴급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는 무역수지 적자 폭이 확대되고 환율이 1300원대에서 고착화하면서 위기 위험이 커지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금리인상 후 1~2년이 지난 뒤 수출감소와 경기침체로 금융부실이 확대되면서 위기를 겪은 적이 많았다. 이는 금리인상이 시차를 두고 경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금융부실 위험 때문에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금리인상을 곧 끝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부터 그동안 금리인상의 부작용을 경계해야 한다. 경제팀은 수출을 늘리는 데 총력을 다해 경기경착륙을 막아야 하지만, 수출이 늘어나지 않을 경우 내수진작을 통해 금융부실 확산을 막을 수 있도록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김정식(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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