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4일 "리모델링에서의 내력벽 철거와 수직증축 활성화는 안전 문제가 없는 범위 내에서 풀려고 한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이날 오후 경기 안양시 평생교육원에서 평촌신도시 주민들과 만나 "내력별 철거 시 안전에 문제없는 범위가 어디인지, 전문가들과 국민 절대다수가 수용할 수 있는 부분까지 검토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평촌은 리모델링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전체 54개 중 26개 단지가 리모델링에 발을 들였다.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곳은 목련마을 2단지 대우선경아파트 1곳뿐이지만, 다른 1기 신도시들보다 리모델링 추진 단지가 많은 데에는 평균 204%로 이미 높은 용적률, 재건축보다 상대적으로 덜한 규제와 소요 시간 등이 반영됐다.
하지만 올해 3월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이 발의되면서 주민 의견이 분분해졌다. 재건축으로 돌아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가람마을에 30년 넘게 살았다는 한 주민은 "주민들에게 왜 리모델링을 선택했냐고 물어보면 '재건축이 더 오래 걸리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보라"며 "그런데 특별법이란 게 생겨 재건축에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평촌재건축연합회 관계자도 "30년 전 구조와 인프라를 가진 채 겉모습만 바꾼 리모델링이 아닌 '공간 재창조'라는 의미에 걸맞은 재건축이 가능토록 정비계획을 세워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이형욱 평촌공동주택리모델링연합회장은 이웃 간 갈등이 없도록 정부가 리모델링 관련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련2단지 리모델링조합장이기도 한 이 회장은 "15년째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해 왔다. 당시 투기가 심하다는 이유로 재건축에 제약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그런 재건축을 갑자기 단시간에 하겠다고 하니 갈등이 생기지 않나"라고 말했다.
리모델링 관련 내력벽 철거를 허용하지 않을 거면 종 상향(2종→3종)을 통해 1대 1 재건축이라도 가능토록 달라는 의견도 나왔다. 목련2단지 한 주민은 "내력벽으로 인해 평수가 더 늘어나지 않는 구조에서는 앞뒤로 넓힐 수밖에 없어 집안이 컴컴해진다"며 "삶의 질이 더 높아질 수 있게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특별법 제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문성요 국토부 국토도시실장은 "평촌신도시가 하나의 지구단위계획으로 묶여 있어 용적률 상향 등이 현실적으로 어려운데 특별법이 제정되면 이를 해결할 수 있다"며 "내력벽 철거, 수직증축 관련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답했다.
원 장관은 "(정책을) 꾸준히 일관되게 해왔으면 '재건축과 리모델링 중에 어떤 게 더 좋다'고 할 필요도 없었을 텐데 죄송하다"며 "최대한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법은 본격적인 국회 심의가 이뤄질 예정이고, 여야 간 큰 문제는 없으니 여름 휴가철이 끝나기 전에 정리됐으면 한다"며 "주민들은 함께 잘 될 수 있는 방향으로 협력해 자치 역량을 많이 보여 달라"고 덧붙였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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