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된 1일 서울 광진구 광진광장에 설치된 임시선별진료소가 철거되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1일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됐다. 2020년 국내 첫 확진자 발생 후 약 한 달 뒤인 같은 해 2월23일 '심각'으로 격상된 이후 3년3개월 만이다.
이날부터 격리 기간이 남은 확진자를 포함해 코로나 격리 의무는 사라지고 격리 권고(5일)로 전환된다. 확진자도 이제 회사와 학교에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방역당국은 '아프면 쉬는 문화' 정착을 위해 각 사업장과 학교 등 기관에 격리 권고 기간을 준수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입원 환자가 확진됐을 때는 병원 내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7일 격리가 권고된다. 환자의 면역 상태와 증상에 따라 최대 20일까지 격리할 수 있다. 중증 면역저하자의 경우 의학적 판단에 따라 격리 기간의 추가 연장이 가능하다.
대중교통시설 등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이후에도 써야 했던 의원과 약국에서도 이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다만 병원급 의료기관과 입소형 감염 취약시설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당분간 유지된다. 간판에 '병원'이 적힌 곳이나 요양병원·장기요양기관·장애인복지시설 등이다.
격리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는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치료비 지원은 일단 유지하기로 했다. 먹는 치료제와 백신 접종도 무료로 제공된다.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 지급하는 생활지원비(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 지급)와 유급휴가비(종사자 수 30인 미만 기업에 지급)도 당분간 이어진다. 정부가 사실상의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을 선언했지만 여전히 코로나가 인플루엔자(독감)와 같이 상시적인 감염병 관리가 가능한 시기까지는 오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그럼에도 코로나 유행 3년간 익숙했던 상당수 방역조치가 없어진다.
우선 유전자증폭(PCR) 검사 선별진료소는 운영하지만 임시선별검사소는 중단된다. 입국 3일차에 권고하는 유전자증폭(PCR) 검사도 폐지된다. 주 6일 발표하던 코로나 일일 통계도 일주일에 1번만 공개한다. 한시 허용된 비대면 진료는 시범사업 형태로 전환돼 해당 의료기관에서 진료 경험이 있는 환자 위주로 이용할 수 있다. 범정부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달 31일 691번째 회의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열리지 않고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재난 대응을 총괄한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2020년 2월23일 이후 이어온 비상대응의 긴 터널을 끝낼 수 있어 감회가 깊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사실상의 엔데믹 시대에도 긴장감을 갖고 재유행 대비와 고위험군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여전히 하루 1만명 후반대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데다 100명 후반대의 위중증 환자와 10명 안팎의 사망자가 65세 이상을 중심으로 매일 나오고 있어서다. 아울러 방역당국은 미래 팬데믹에 대응하는 중장기 계획의 세부 과제 이행과 국제공조를 강화해 다가올 '감염병X(Disease X)'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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