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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앤칩스]9년만에 SK하이닉스 제쳤다는 이 회사…비결은 재고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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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지난주 반도체 업계 주목 받아
SK하이닉스 제치고 1분기 D램 시장서 2위
불황기 재고 조정에 D램 출하 시기 변경 영향

편집자주현대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 매일 듣는 용어이지만 막상 설명하려고 하면 도통 입이 떨어지지 않죠. 어렵기만 한 반도체 개념과 산업 전반의 흐름을 피스앤칩스에서 쉽게 떠먹여 드릴게요. 숟가락만 올려두시면 됩니다.
[피스앤칩스]9년만에 SK하이닉스 제쳤다는 이 회사…비결은 재고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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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도 반도체 이슈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중 핵심 키워드 하나를 꼽으라면 '마이크론'일 겁니다. 중국이 21일 본토 내 마이크론 제품 구매를 제한했기 때문입니다. 25일 발표된 1분기 D램 시장 통계에서 유독 변화가 컸던 업체도 마이크론입니다. 9년 만에 역전극을 펼친 덕분이죠.


마이크론은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입니다. 전체 매출에서 D램 비중만 70%가 넘습니다. SK하이닉스(60% 내외)보다도 D램 의존도가 높습니다. 3강 체제인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3위 사업자로 그간 자리를 지켰는데요, 이번에 SK하이닉스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고 합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통계를 보면, 1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분기와 비교해 출하량과 매출이 줄면서 점유율도 떨어졌습니다. 반면 마이크론은 출하량을 늘리며 매출 감소 폭을 줄였고, 점유율도 높였습니다. 반도체 시장 침체 상황에서 어떻게 출하량을 늘린 걸까요?


미국 텍사스에 있는 마이크론 건물 전경 / [사진제공=마이크론]

미국 텍사스에 있는 마이크론 건물 전경 / [사진제공=마이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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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사이클 업종인 반도체 특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반도체 시장은 경기 침체와 회복, 상승이 물결치며 흐름을 보이는데요, 지금처럼 업황이 나쁠 땐 재고 소진으로 출하량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쌓인 재고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터느냐에 따라 점유율이 바뀔 수 있는 거죠.


다들 아시다시피 작년 하반기 업황 부진 이후 D램 가격은 쭉 하락세입니다. 시장에서 주로 쓰이는 PC용 D램(DDR4 8Gb) 고정거래가격(기업 간 계약 거래 가격)은 지난달 기준 1.45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43%나 떨어졌습니다. D램 3사 모두 감산 중이지만 수요가 부진하다 보니 재고가 역대 최악으로 쌓인 상태죠.

기업은 이때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제품 원가보다 판매가가 낮은 상황에서 손해를 보고서라도 팔아서 재고를 줄일지, 아니면 팔지 않고 쥐고 있을지를 말입니다. 재고를 그대로 두면 원가보다 낮게 팔릴 것으로 예상될 경우 재무상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돼 회사 수익성을 낮출 수도 있답니다.


이를 현 상황에 대입해보면 마이크론은 1분기에 재고를 쥐기보단 파는 게 더 좋다고 판단했을 수 있습니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팔지 않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죠. "업체마다 한 해 사업 전략이나 특정 시기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기에 재고 소진 시기는 차이가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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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이 최신 D램 제품을 생산할 때 아직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쓰지 않다 보니 국내 기업보다 원가 부담이 적었을 수 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EUV 장비는 원형 기판인 웨이퍼에 미세한 회로를 새길 때 사용하는데요, 장비 한 대가 수천억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입니다.


여기에 마이크론이 모바일 D램 출하 시기를 바꾼 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습니다. 마이크론은 회계연도 2023년 2분기(2023년 2~4월) 실적 발표 자리에서 모바일 사업부 매출이 전분기보다 44%나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회계연도 1분기(2022년 12월~2023년 1월)와 2분기 사이에 일부 (제품) 출하 시기를 조정한 덕분"이라고 하네요.


업계에선 이번 시장 변화가 유의미할지, 일회성일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향후 추가적인 D램 시장 통계를 충분히 살펴야 한다는 얘기도 더하고 있죠. 시장조사업체별로 어떻게 시장을 살폈느냐에 따라 세부 수치는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작년 4분기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5.1%, SK하이닉스는 27.7%, 마이크론은 23.0% 점유율을 차지했습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옴디아가 같은 시기 D램 시장 점유율을 살폈을 때 삼성전자가 42.7%, SK하이닉스는 27.0%, 마이크론은 25.9%를 기록했다고 밝힌 것과 다릅니다. 삼성전자, 마이크론 점유율이 2%포인트 넘게 차이가 났죠. "향후 두세 분기 통계를 잘 살펴야 시장 흐름을 제대로 읽을 수 있다"는 전문가 조언에 귀 기울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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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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