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노 코드·로우 코드 플랫폼 부상
코딩 지식 없이 사업 관리 가능해져
"'연 매출 300억 1인 기업' 나올 것"
인공지능(AI)의 득세는 대량 실업을 불러올까요, 아니면 인류를 노동으로부터 해방해 줄까요. 혹은 아예 새로운 현상을 불러일으킬까요?
미국의 유명 벤처 사업가이자 IT 마케팅 기업 '레이트 체크아웃'의 최고경영자(CEO) 그레그 아이젠버그는 최근 "5년 뒤 AI로 인해 '1인 창업' 붐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해 관심을 불러 모았습니다. 직원 대신 AI를 비서로 삼은 1인 기업가들이 수백억대 자산을 쌓은 신흥 부호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겁니다.
"연 매출 330억 1인 기업 쏟아질 것"
아이젠버그는 지난 7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쓴 글에서 "나는 앞으로 5년 뒤 연 매출 2500만달러(약 330억원)를 달성한 수많은 1인 창업가들을 볼 수 있을 거라 예상한다"라며 "소프트웨어는 인간의 업무능력을 100배 끌어 올려줬다. 그렇다면 AI는 우리를 어떻게 만들어주겠는가"라고 했습니다.
아이젠버그가 주장하는 '1인 기업 모델'은 창업자 1명과 다수의 AI 에이전시로 이뤄집니다. AI는 사장 대신 모바일 앱과 홈페이지를 만들고, 데이터 분석도 합니다.
IT 지식 없이 누구나 고도의 데이터 인프라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굳이 외주 작업을 맡기거나 직접 프로그래밍을 배울 부담도 덜어냅니다. 이에 따라 필요 초기 자본은 줄어드는 반면 영업이익이 늘면서 현금 흐름이 증가할 겁니다.
심지어 아이젠버그는 "미래의 창업가는 실리콘밸리 사무실이 아니라, 휴양지에서 휴대폰 하나로 사업을 관리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까지 했습니다.
AI가 불러온 노 코드 붐…전문 지식 없이 누구나 창업 가능
아이젠버그가 구상한 미래 사업 모델이 현실화할지는 미지수지만, 창업에 필요한 코딩 난이도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AI의 발전 덕분에 노 코드 / 로우 코드(No code / Low code) 플랫폼 개발도 수월해졌기 때문입니다.
코딩 배경지식 없이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노 코드·로우 코드 플랫폼 자체는 과거에도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플랫폼은 사실 한계가 뚜렷했습니다.
'솔루션'은 대체로 남이 이미 만든 예제 홈페이지나 앱의 소스 코드를 살짝 수정하는 정도에 불과했고, 이용자가 정말로 원하는 수준의 프로그램을 구축하려면 결국 코딩 배경지식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챗GPT 등 대형 언어 모델(LMM) AI의 등장으로 'AI가 대신 코딩해주는' 노 코드 플랫폼의 가능성이 실현되고 있습니다. 일례로 영국의 AI 노 코드 플랫폼 '빌더.AI(Builder.AI)'는 지난해 코드 작성 AI '나타샤'를 공개하면서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나타샤는 앱 주문 제작에 특화된 AI로, 기존에 다른 프로그래머들이 만든 예제 소스 코드 라이브러리를 기반으로 고객의 요구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프로그램을 짭니다.
빌더.AI의 매출은 지난해 6배 이상 폭증했고, 올해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었습니다. 지난 23일엔 카타르 투자 공사로부터 2억5000만달러(3310억원)의 투자를 유치, 단숨에 오픈AI·코히어·앤트로픽 등과 어깨를 견주는 세계적인 AI 스타트업 반열에 올랐습니다.
창업 허들 낮아진 만큼 경쟁 치열해질 것
빌더.AI같은 창업 보조용 AI 도구들이 계속 나타난다면, 전문 서비스에 외주를 맡기거나 비싼 직원을 고용할 필요 없이 혼자 경영하는 '슈퍼 자영업자'의 시대가 열릴지도 모릅니다.
대신 그만큼 1인 창업자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겁니다. 창업의 허들이 낮아진 만큼 더 많은 사람이 자기만의 사업을 시작할 테니까요.
이 때문에 아이젠버그는 새로운 1인 창업자의 경쟁력으로 '창조자 근육(maker muscles)'을 꼽았습니다. 즉, 남들과는 구별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많이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 전통적인 '경영 능력'을 가진 창업자보다 더 우세할 거라는 예상입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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