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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할리우드 작가 파업 여파, 英 영화계까지 몰아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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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 제작 도맡아온 英 '공포'
투자 규모만 10兆 달해…2008년에도 파업 겪어

미국 할리우드 영화, 방송 프로그램 작가 1만여명이 임금 인상 교섭 결렬에 반발해 이달 초부터 총파업에 돌입하자 영국 영화계가 공포에 휩싸였다. 할리우드 영화 제작의 산지(産地) 역할을 맡은 영국이 10여년 전과 같이 또 다시 파업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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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스트리밍 콘텐츠에 대한 업계의 군비 경쟁에 따라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생산 능력 확장에 나서면서 영국은 승자 중 하나였다"면서 "하지만 이는 곧 미국 작가들의 파업으로 (영국이) 패배자가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보도했다.

미국작가조합(WGA) 소속 할리우드 영화 및 방송 프로그램 작가 1만1500여명은 영화·TV 제작자연맹(AMPTP)과의 임금 인상 교섭이 결렬되자 지난 2일 총파업에 들어갔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을 통한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으로 콘텐츠 붐이 일면서 노동 강도가 세졌는데 작가들의 처우와 노동환경은 악화해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WGA의 주장이다.


작가들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TV 토크쇼 결방과 일부 TV 시리즈, 영화 집필 중단이 잇따랐다.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의 마지막 시즌도 제작이 연기됐으며, 워너브러더스가 제작 중인 시리즈 '왕좌의 게임'의 프리퀄(속편) 집필 또한 잠정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파업이 중단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할리우드 배우들도 파업에 동참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어 미 영화계가 콘텐츠 제작 중단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태가 이렇게 되면서 할리우드의 대본을 받아 영화 등을 제작하는 영국의 영화업계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미 대본이 나와 제작에 들어간 영상은 프로젝트가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새로 계약을 맺는 건 사실상 어려워졌다. 글로벌 버추얼 프로덕션 전문 기업인 미국 럭스마키나의 데이비드 그레이 상무는 할리우드 작가들의 파업이 시작하기 전부터 "올해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합류하는 것에 대한 공포가 이미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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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영화계가 이번 파업에 더 큰 공포를 느끼는 건 이번 사태가 처음 겪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2007년 말부터 2008년 초까지 할리우드에서 WGA 소속 작가들이 14주 연속 파업한 적이 있다. 당시 영국 영화계는 진행하던 여러 프로젝트가 엎어지고 직원들도 업계를 떠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영화 제작이 어려워지면서 007 시리즈의 22번째 영화인 '퀀텀 오브 솔러스',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 '엑스맨 탄생 : 울버린' 등이 대본을 현장에서 급하게 만들거나 감독이 영화 제작을 중단할까 고민하는 등 대혼란이 빚어진 바 있다.


영국 영화계는 할리우드와의 협업 규모가 상당하다. 영국에서 국제 장편영화와 TV 제작을 지원하는 단체인 영국영화위원회(BFC)의 에이드리언 우튼 국장은 지난달 미 라디오 프로그램인 마켓플레이스에 나와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 외에서 영국이 아마 전 세계에서 콘텐츠 생산으로 가장 투자를 많이 받는 국가일 것"이라면서 "지난해에만 투자 규모가 60억파운드(약 9조8000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영화계와 할리우드의 관계 역사는 100년 전부터 이어졌지만 특히 영국 작가 J.K.롤링이 자신의 책 '해리포터'를 영화화할 때 이를 영국에서 촬영해야한다고 주장하면서 더욱 관계가 확대, 공고해졌다고 마켓플레이스는 전했다. 당시 해리포터 영화 제작을 맡은 미국 워너브라더스가 런던 북부에 오래된 항공기 공장을 매입해 주요 영화 제작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이후 '반지의 제왕', '스타워즈', '미션임파서블', 마블 시리즈 등이 영국에서 촬영됐다.


영국 정부는 이러한 점을 감안해 영화 제작과 관련한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마켓플레이스에 따르면 영국에서 영화를 제작하는 경우 제작 비용의 20% 이상을 세금 감면 또는 현금 공제 등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디즈니는 이를 통해 영국에서 최근 10년 새 3억달러(약 4000억원) 이상의 세액 공제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고 마켓플레이스는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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