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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이 부른 '업무 범위' 논쟁…해법은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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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재의요구(거부권) 행사에 반발하는 간호사들이 ‘준법투쟁’에 돌입하며 보건의료 직역 간 업무범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간호계와 의료계 모두 업무범위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을 표하면서도 해법에서는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한간호협회 소속 간호사들고 관계자들이 19일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총궐기대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를 규탄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대한간호협회 소속 간호사들고 관계자들이 19일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총궐기대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를 규탄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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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보건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간호법 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한 이후 대한간호협회는 불법 업무지시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선언했다. 간호사 업무 범위를 벗어난 지시를 거부하고 법적으로 정해진 업무만 하겠다는 취지다. 간협은 “불법진료에 대한 의사의 업무지시를 거부하는 것”이라며 “특히 임상병리사 등 다른 보건의료직능의 면허업무에 대한 의사의 지시를 거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간협이 18일 개설한 ‘불법진료 신고센터’에는 신고가 폭주해 첫날 트래픽 초과로 접속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간협이 제시한 불법 업무범위는 검사, 치료 및 처치, 수술, 처방 및 기록, 약물 관리 등 의료행위 전반에 걸쳐 있다. 구체적으로 대리처방, 대리수술, 대리기록, 검사 및 수술동의서 작성부터 채혈, 천자, 봉합, 항암제 조제, 기관 삽관 등이 간협의 불법 업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그간 불법임에도 의사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관행적으로 이뤄져왔다. 의사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해 간호사가 처방을 넣거나, 등은 이미 암암리에 알려진 행위 중 하나다.


간호사가 수행하면 불법이 되는 업무 리스트.[이미지출처=대한간호협회]

간호사가 수행하면 불법이 되는 업무 리스트.[이미지출처=대한간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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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러한 준법투쟁의 중심에는 진료지원간호사, 일명 ‘PA(physician assistant)간호사’가 있다. PA간호사는 간호사임에도 일부 수술에 참여하거나 의사 대신 일부 처방을 대신하는 등 현행 의료법상 위법 소지가 있는 업무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인력 부족을 이유로 대다수의 대학병원 등에서는 PA간호사가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간호인력 종합 지원대책’을 발표하면서 “PA간호사의 애로사항을 충분히 듣고 사회적 논의를 거쳐 개선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 밝혀 다시금 공론의 장에 올라왔다. 이어 전날 입장을 내고 "PA 문제 해결을 위해 6월부터 협의체를 운영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구체적인 일정까지 언급했다. 협의체에는 전문가, 현장 종사자, 관련 단체 등이 참여해 병원 인력구조, 직역 간 업무 범위 등 전반적인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간협은 “불법은 단호히 거부할 권리가 있다”며 “이를 통해 간호법으로 간호사 업무만 하고자 했던 우리의 명분과 정당성을 되찾을 것”이라고 준법투쟁 동참을 독려하고 있다. 간호계의 준법투쟁은 간호사의 정당한 업무 범위를 확립하는 동시에 나아가 의대정원 증원을 압박하는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간호계는 간호사의 불법 업무지시가 이뤄지는 이유로 의사 인력 부족을 꼽고 있다. 정부 또한 의대정원 증원이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는 데는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의료계는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벗어난 PA간호사의 일부 의료행위를 금지해야 한다는 데는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간협의 준법투쟁을 대환영한다”면서 “대리처방, 대리수술은 간호사의 잘못이 아닌 병원의 구조적 문제”라는 입장을 냈다. 다만 전공의협의회는 전공의 부족 문제보다는 충분한 대체인력 채용이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고 봤다. 의사인력을 늘려야 한다는 데는 의견이 비슷하지만, 해법에서는 차이를 보인 것이다. 전공의협의회는 “충분하게 대체 의사인력(전담의, 촉탁의 등)을 채용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가 현재 만연한 대리수술과 대리처방의 근본 원인”이라며 “이를 해결하려면 결국 병원에 의사와 간호사를 더 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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