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TF, 웨이드 앨리슨 국회 초청 간담회
"후쿠시마 수산물, 한국 것과 마찬가지"
"삼중수소, 걱정거리 아냐"…국내 연구진 우려 부정
‘후쿠시마 오염수 1ℓ를 마실 수 있다’고 주장한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가 국회에서 진행된 여당 토론회에서 "(1ℓ의) 10배도 마실 수 있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후쿠시마산 수산물에 대해서도 "세계 어느 지역의 수산물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지만, 앨리슨 교수를 초청한 여당조차 후쿠시마 주변의 수산물에 대한 규제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발언에 선을 긋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는 19일 국회에서 앨리슨 교수를 초청해 '방사능 공포 괴담과 후쿠시마'를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앨리슨 교수는 지난 14일 한국원자력연구원·한국원자력학회 기자간담회에서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친 오염수 1L가 앞에 있다면 마실 수 있다'고 발언해 파장이 일었다.
앨리슨 교수는 설비 처리를 거친 오염수가 CT 등 의학 설비를 이용했을 때의 방사선량보다 적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염 처리수 1L를 섭취했을 때 우리 몸의) 방사능 수치가 12일가량 2배가 될 수도 있다"며 "하지만, CT 등 방사선에 노출되는 경우에는 무려 10배가 더 많은 방사선량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오염수로 인해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우리가 CT를 받을 때도 방사선량을 받을 수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신체 영향이 있지도 않고 문제를 삼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L가 아닌 10L까지도 오염 처리수를 마실 수도 있다고 공언했다. 앨리슨 교수는 "(1L 정도) 물을 마신다고 해도 2주 정도가 지나면 영향이 완화될 것이고 이후에는 더 마실 의향도 있다. 10배 정도의 물도 마실 수 있다"며 "제가 아직 마시지 못한 것은 그럴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가능하다면 TV에 나가서도 마실 의향이 있다"고 했다.
이에 '오염수가 안전하다면 후쿠시마산 수산물도 과학적으로 안전하다고 볼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앨리슨 교수는 긍정했다. 그는 "후쿠시마 수산물이 한국 수산물, 그리고 세계 어떤 수산물과 마찬가지라고 판단한다"며 "(오히려)원자력 기술이 문제다. 방사선 수치를 아주 소량까지 추출 가능한데, 그럴 경우 너무 작아서 아무 의미가 없는데도 측정을 하는 부분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TF 위원장인 성일종 의원은 앨리슨 교수의 답변에 "정부의 입장은 후쿠시마를 비롯한 8개 현에서 나오는 수산물에 대해 수입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확하게 인지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 안전, 국민 건강, 어민 보호가 1번이다. 무엇보다 여기에 방점을 두고 정부가 해왔고, 앞으로도 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앨리슨 교수는 원자력의 안전성에 대한 공포감이 과도하게 조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방사선으로 인한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더 큰 문제는 당시 사람들이 두려움이나 공포를 너무 크게 느꼈다는 것"이라며 "그 이유는 과학과 규제당국이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우리는 원자력 시대에 살 것"이라며 "다가오는 세대를 위해서라도 그런 부분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핵종제거설비로 제거되지 않는 핵종으로, 관련 문제 제기가 꾸준히 일었던 '삼중수소'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앨리슨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생물학적·화학적 관점에서 삼중수소는 하나의 수소 형태이기 때문에 체내에 누적되지 않는다"며 "삼중수소가 몸 안에 들어왔을 경우 반감기가 12~14일이기 때문에 12이면 절반, 남은 12일이 지나면 모두 (몸 밖으로) 빠져나가게 돼 있다"고 했다.
'국내 과학자 중 정면으로 반박한 분이 있다'는 질문에 앨리슨 교수는 "그것은 과학적인 발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실제로 그런 말을 하신 분과 이야기를 나눠 보고 싶다"고 답했다. 앞서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는 지난 17일 YTN 라디오에서 앨리슨 교수의 '1L' 발언에 관한 인터뷰 중 "(삼중수소가) 유기체에 결합해버리면 상황이 달라진다. 걸러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이번에 시찰단이 가면 다른 것을 검증할 것이 아니고 도쿄전력과 전부 (오염수를) 떠 놓고 1000cc씩 마시면 제가 믿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초청된 국내 어민 대표는 일본 오염수 방류 문제가 빠르게 매듭지어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는 "방사능과 관련해 좋으냐 나쁘냐, 세슘이 있냐, 핵종이 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빨리 마무리됐으면 한다. 자꾸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수산물 소비가 부진해지고, 그러면 어민 소득은 감소하고 수산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어 전업을 하게 된다. 국가 손실"이라며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가 이른 시일 내에 마무리돼서 어민이 마음 놓고 어업에 종사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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