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미국 일상 속 이야기들을 전합니다
미국은 현재 졸업시즌이다. 지난주 뉴욕 맨해튼에는 여러 대학의 졸업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곳곳에 각양각색의 졸업 가운을 입은 학생들이 가득한 진풍경이 펼쳐졌다. 어퍼웨스트사이드에는 하늘색, 미드타운에는 보라색, 유니온스퀘어 인근에는 붉은색 졸업가운이 거리를 수놓았다. 각각 컬럼비아대학, 뉴욕대(NYU), 파슨스 스쿨로 유명한 뉴스쿨의 졸업생들 모습이다.
‘스몰토크’를 좋아하는 미국인들은 길을 걷다 낯선 졸업생들에게 당연한 듯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뉴욕 전체가 축하에 나섰다. 뉴욕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은 16일 밤 보라색 조명을 띄웠다. 매년 양키즈 스타디움에서 개최하는 뉴욕대 졸업식을 하루 앞서 축하하는 의미였다.
그리고 17일 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의 조명은 파란색으로 바뀌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뿐 아니라 인근 원 밴더빌트 등 고층빌딩들이 일제히 컬럼비아대학을 상징하는 파란색으로 이날 맨해튼 스카이라인을 장식했다. 이 때문에 졸업생들은 당일 밤이 되면 가족, 친구들과 함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잘 보이는 장소에서 사진을 찍으며 졸업을 축하하곤 한다고 한다.
미국 졸업식에서 유명한 것 중 하나는 축사다. 학교마다 매년 유명 인사를 섭외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애플 창업자인 고 스티브 잡스의 2005년 스탠퍼드대 졸업식 연설, 해리포터 시리즈 작가인 조앤 K 롤링의 2008년 하버드대 졸업식 연설은 여전히 회자되는 명연설들이다.
올해 컬럼비아대학은 리 씨 볼린저 총장이 마지막 연설에 나섰다. 볼린저 총장은 미 동부의 8개 명문 사학을 가리키는 ‘아이비리그’ 총장 중 최장수 총장으로 오는 7월1일 퇴임을 앞두고 있다. 곧 80세를 앞둔 그는 이 자리에서 ‘어떻게 우리가 자신 안에 진정성 있고, 지속적이며, 궁극적으로 긍정적 변화의 힘을 가져오는 열린 마음을 구축할 수 있는지’에 대한 10가지 조언을 제시했다. 새로운 삶의 출발선에 선 젊은이들을 위한 그의 마지막 연설을 간단히 공유해보고자 한다.
첫째, 나 자신의 나쁜 변덕을 아는 것이다. 둘째, 인간의 지식은 방대하고도 놀랍다. 하지만 우리의 무지는 이보다 훨씬 거대하다. 이를 느껴야만 한다. 셋째, 답이 아닌 사물의 복잡성을 보자. 넷째, 개방성(Openness)을 습관화하라. 이러한 개방성 또한 지속적인 노력으로 가능하다. 이를 나 자신의 일부로 만들기 위해 반복해야 한다. 다섯 번째, 답을 제시하는 것보다 더 많은 질문을 하라. 모든 사람은 우리에게 가르쳐줄 무언가를 갖고 있다. 답변에 대한 질문 비율을 최소 80%로 유지하자.
여섯 번째, 나 자신이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이라고 상상하자. 그리고 두 가지 주장을 동시에 머릿속에 넣어 생각하자. 물론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일곱 번째, 삶의 문제는 결과적으로 다를 수 있지만, 그 복잡함은 비슷할 수 있다. 일상에서 복잡성을 보자. 여덟 번째, 열린 자세는 진실, 이해뿐 아니라, 관계 형성에서도 도움이 된다. 공감은 모든 관계에서 중요하다. 아홉 번째, 메모하자. 내가 무엇을 배웠는지, 왜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내가 얼마나 내 원칙을 잘 지켰는지 스스로 묻자. 열 번째, 나이가 들면 모든 것이 훨씬 쉬워진다는 것을 알아두라. 나이가 여러분을 도와줄 것이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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