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1차대전 이전과 유사한 상황"
"양보 못하는 美·中, 세계 최대 위협"
"인류 운명은 양국 관계에 달려있어"
냉전기에 활약한 미국 외교계 원로 헨리 키신저(99) 전 미 국무장관이 향후 5~10년 안에 '3차 세계대전'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다.
키신저 전 장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인류를 파괴할 능력이 있다는 점에서 현재 당장 평화를 위협하는 두 개의 최대 위험은 미국과 중국"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우리는 1차대전 이전과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라며 "양쪽 모두 정치적으로 양보할 여지가 없고, 평형을 깨트리는 어떤 일이라도 재앙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류의 운명은 미국과 중국이 잘 지내느냐에 달려있다"라며 "5~10년 안에 전쟁을 피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인공지능(AI)의 발달이 전쟁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역사를 보면 지리의 한계, 정확성의 한계 등으로 적군을 완파할 능력이 있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라며 "이제는 (AI 덕분에) 그런 한계가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인제 와서 AI 기술을 원점으로 되돌릴 수도 없으므로, 양국은 냉전 후 핵 열강의 군축처럼 군용 AI에 대한 억지력을 구축하기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미국과 중국의 공존을 위한 현실주의 해법을 내놓기도 했다. 두 나라가 대만에 관한 서로의 입장을 근본적으로는 유지하되, 미국은 태평양 지역 병력 배치에 신중히 처리하고 대만 독립을 지원한다는 의심을 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대만에서 전쟁이 벌어진다면 세계 경제가 막대한 피해를 볼 것이며, 중국 또한 후퇴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냉전이 한창이던 1970년대 당시 미국의 외교 일선에서 활약했다. 닉슨 행정부 때 국가안보보좌관이던 그는 1971년 중국을 극비리에 방문해 저우언라이 당시 중국 총리와 미·중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고, 1979년 양국 수교의 초석을 닦았다.
이로써 그는 서방과 공산권의 극단적 대립 양상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고, 1970년대 초부터 10년간 이어진 이른바 '데탕트(긴장 완화)'를 설계한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키신저 전 장관은 수년 전부터 미·중 충돌 가능성을 경고하며 양국의 긴장을 완화할 것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2021년 미 애리조나주립대 산하 매케인 국제리더십 연구소가 주관한 포럼에 참가한 당시 그는 "미·중 사이의 긴장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가장 큰 문젯거리"라며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경고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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