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AI기금 53억원 챙긴 법인 대표 등 5명 기소

허위채용 등으로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 정보통신진흥기금 53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18일 서울북부지검 국가재정범죄합동수사단(단장 유진승)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등 혐의로 컨소시엄 구성 법인 대표 등 5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인 직원을 채용하거나 업체와 용역 계약을 맺었다고 속이면서 53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2021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AI 학습용 데이터 수집·가공·검증 일자리 창출을 위한 AI 데이터 구축사업을 진행했다. 이들은 한국인 직원 240명을 채용한다고 하고 다수의 전문업체와 용역 계약을 맺으면서 사업을 수행할 것처럼 계획서를 냈다. 하지만 실제로는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인건비가 저렴한 인도네시아인을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사업을 전혀 수행하지 않은 하위 직원에게 인건비를 지급하고 가공의 용역 계약을 체결한 전문업체에는 용역대급을 지급한 후 돌려받는 방식으로 정보통신진흥기금을 빼돌렸다. 정보통신진흥기금은 정부출연금과 기간통신사업자들의 부담금 등으로 조성돼 공공성이 강하다.

검찰은 직원을 허위 모집하고 이들에게 지급된 인건비를 회수해 컨소시엄 구성 법인들에게 돌려준 모집책 10명과 허위 근무이력을 이용해 고용노동청서 실업금여를 부정수급한 직원 6명에 대해서도 약식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향후 이번 범행의 소관부처 및 피해기관에 관련 자료를 제공하는 등 보조금이 최대한 회수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며 "재정비리 사범을 엄정 수사해 국민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