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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닫지 마세요" 손님 쏘아붙이는 상인…전기료 인상에도 '개문냉방'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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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더위에 가게들 에어컨 ‘풀가동’
전기요금 인상에도 문 활짝 열어
상인들 “손님 끌려면 어쩔 수 없다”

"에어컨 요금 아낄 바엔 차라리 물건값 올려서 하나라도 더 파는 게 나아요. 문 닫고 장사하면 폐업한 줄 알고 손님들이 안 들어온다니까. 문 닫지 말고 그냥 나가요."


17일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더운 날씨 명동 도심에서 에어컨을 ‘풀가동’ 하고도 양 문을 활짝 연 채 옷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문을 닫고 나가려는 고객들의 뒤통수에 대고 냅다 소리를 질렀다.

17일 오후 서울시 중구 명동의 거리에서 냉방을 가동한 상점들이 문을 활짝 연 채 영업을 하고 있다. 사진=문혜원 기자

17일 오후 서울시 중구 명동의 거리에서 냉방을 가동한 상점들이 문을 활짝 연 채 영업을 하고 있다. 사진=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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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h당 전기요금을 kWh당 8원, 가스요금을 MJ당 1.04원 각각 인상하면서 자영업자들의 냉방 요금 부담은 더욱 커진 상황이지만, 주요 도심 상권의 ‘개문 냉방’ 영업은 여전히 성행했다.


개문 냉방은 전력 낭비의 주범이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개문 냉방을 하면 문을 닫고 냉방기를 틀 때보다 최대 3배 이상 전기요금이 더 나온다. 에너지 효율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명동 거리의 화장품, 신발, 옷 가게, 식당, 카페 등 10곳 중 9곳은 냉방을 가동하는 중에도 문을 활짝 열고 영업했다. 문을 열고 영업을 하면 에너지 효율이 크게 떨어지지만, 손님맞이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게 상인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명동역 인근에서 가방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 B씨는 "날씨가 더워질수록 매장이 시원해야 고객이 더 많이 들어온다"며 "매장 문을 닫을 때는 직원들이 식사하거나 급한 용무를 봐야 해서 자리를 비울 때뿐이지 문을 닫고 있으면 운영을 안 하는 줄 아니 활짝 열고 있어야 손님을 한 명이라도 더 받는다"고 했다.


한 대형 쇼핑몰 근처 골목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C씨는 "코로나 전 기준으로 여름에 한 달 평균 전기요금이 100만원 정도 됐는데 전기요금이 더 올랐다고 해도 이 비용이 아깝거나, 50만원 정도 하는 과태료가 무섭다고 문을 닫고 장사하다가는 고객 다 떨어져 나가고 장사도 망한다"며 "차라리 물건값 올려 팔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17일 오후 올리브영 서울 명동중앙점 출입문에는 "여름철·겨울철 실내온도 준수" 안내 문구가 명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모든 문이 활짝 열린 채 운영되고 있다. 사진=문혜원 기자

17일 오후 올리브영 서울 명동중앙점 출입문에는 "여름철·겨울철 실내온도 준수" 안내 문구가 명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모든 문이 활짝 열린 채 운영되고 있다. 사진=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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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명동중앙점은 이날 출입문에 "여름철·겨울철 실내온도 준수-저희 올리브영은 에너지이용 합리화법에 따라 냉, 난방기 가동 중 문을 닫고 영업 중입니다. 불편하시더라도 고객 여러분들의 양해 부탁드립니다. 항상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겠습니다"라는 에너지 절약 안내 문구가 명시돼 있음에도 모든 문이 활짝 열린 채 운영되고 있었다.


개문냉방영업 행위가 국내외 에너지사정의 변동으로 에너지 수급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면 정부는 특정 기간을 부여해 공고를 시행하고 점검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이를 위반한 경우 과태료는 횟수에 따라 150만원~300만원에 달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코로나 이전에는 이를 매년 단속해왔으나 코로나 시기 ‘환기’가 필요하다는 이유 등으로 단속을 유보해왔다. 일단 서울시는 ‘에너지 서울 동행단’을 모집해 다음 달부터 8월까지 서울 명동 등 주요 상권에서 개문 냉방 자제 등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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