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아래 굴에 뱀 수백마리가 살고 있어
임시거처로 옮기기 위한 여유자금 없어
미국에서 40대 싱글맘이 소위 '영끌'해 마련한 집 아래에서 뱀 수백마리가 살고 있던 것으로 드러나 화제를 모으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콜로라도주에 사는 앰버 홀(42)은 지난 3월 콜로라도주 센테니얼에서 방 네 개에 뒤뜰이 딸린 생애 첫 집을 구입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도 간호사로 10여년간 일해 모은 돈을 다 털었다. 하지만 이사한 지 2주 뒤인 4월 25일, 홀은 차고 구석에서 반려견이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다가갔다가 뱀 몇 마리가 벽에 뚫린 구멍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발견했다.
벽을 살펴보니 그 안에 뱀이 더 많이 있었다. 홀은 뱀 사냥꾼을 불러 차고 안에서만 스무마리가 넘는 뱀을 잡았지만 2주가 지난 현재까지도 거의 매일 집에서 뱀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유해 동물 조사관들은 현장을 살핀 뒤 약 2년 전부터 집 아래 굴에 뱀 수백마리가 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홀의 집에서 발견된 뱀은 '가터 뱀'으로 다행히 독은 없다. 하지만 길이가 61∼122㎝나 되는 큰 뱀이 집 안팎에서 계속 발견돼 가족들은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뱀 굴을 없애려면 그 위에 있는 데크와 콘크리트 바닥을 부수고 걷어내야 한다. 하지만 홀은 '영끌'해서 집을 마련한 터라 공사는커녕 임시거처로 옮기기 위한 여유자금도 없는 상황이다.
홀은 "이 집으로 이사 오는 데에 가진 것을 모두 쏟아부었다"며 "이곳에서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토로했다.
미국에서는 이처럼 집에서 반갑지 않은 '동거 동물'이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캘리포니아주의 한 주택 벽 안쪽에서 딱따구리가 모아놓은 도토리 318㎏이 발견됐다.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가정에서는 약 35년 동안 꿀벌 45만 마리가 살다가 2021년 다른 곳으로 옮겨진 적이 있다고 WP는 덧붙였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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