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호실적 엔진 달고 52주 신고가 경신
외국인, 연초 이후 현대차 1조1599억원, 기아 5055억원치 사들여
코스피가 2500선 아래서 마감하는 등 ‘셀 인 메이(Sell in May·5월에는 주식을 팔아라)’라는 증시 격언이 들어맞는 듯한 가운데 자동차주의 랠리가 눈에 띈다. 현대차와 기아는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이 자동차주를 집중 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일 현대차와 기아가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현대차 주가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2.44% 오른 21만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차는 장중 한때 최고 21만1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기아 역시 전거래일 대비 2.74% 오른 9만원에 장을 마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현대차와 기아는 연초 이후 각각 39.07%, 51.77% 상승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를 견인한 건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최근 한달 새(4월10일~5월10일) 현대차를 4250억원, 기아를 2246억원치 사들였다. 연초 이후로는 현대차 1조1599억원, 기아 5055억원치 사들였다. 특히 외국인은 현대차를 11거래일, 기아를 8거래일 연속 집중매수하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가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는 배경으로는 탄탄한 1분기 실적이 자리잡고 있다. 현대차는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4.7% 늘어난 37조7787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6.3% 증가한 3조592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를 23% 상회한 수준이다. 기아의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78.9% 증가한 2조8740억원을 기록하며 컨센서스를 24% 상회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의 실적이 단기 어닝서프라이즈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눈높이를 높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13조210억원으로 한달 전(10조6563억원)보다 21.6% 상향됐다. 기아 역시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10조6563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22.8%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도 현대차와 기아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높여잡고 있다. 하나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현대차와 기아에 대해 자동차산업 내 최선호주로 꼽고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환경에서 지난 20년간 누적 투자의 회수기에 진입하며 주가 상승 외에 배당수익률까지 챙길 수 있는 마음 편한 투자 대상"이라며 “2026년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량은 920만대로 도요타를 누르고 글로벌 1위 업체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1분기 기아의 영업이익률은 12.1%, 테슬라의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 11%를 추월했다”며 “고정비 역시 기아는 지난해 매출액 대비 상각비 비중이 2.8%로 하락한 반면 테슬라는 17.6%로 2024년 이후 전기차가 가격 경쟁 시대에 진입하면 고정비가 낮은 업체가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남주신 교보증권 연구원은 “기아는 1분기가 전통적 비수기인데도 SUV·전기차 중심 고마진 차 판매 확대로 연초 가이던스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주가 역시 주가수익비율(PER) 4~5배 수준의 낮은 밸류에이션으로 여전히 저평가 상태여서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는다”고 분석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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