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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축구 승부조작' 감독들, 상고 취하로 징계 확정… 정황만으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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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18분 만에 3골차 승부가 뒤집혀 승부조작 논란이 일었던 '고교축구 승부조작' 사건 감독들의 중징계가 확정됐다. 직접 증거 없이 정황과 진술만으로도 승부조작을 인정하는 판례가 남아, 앞으로 유사한 사건 재판에 영향을 주게 됐다.


2019년 고교 축구 대회 승부조작 의혹을 받는 감독 2명이 대한축구협회를 상대로 제기한 징계의결 무효확인 소송 상고를 취하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이미지출처=픽사베이]

2019년 고교 축구 대회 승부조작 의혹을 받는 감독 2명이 대한축구협회를 상대로 제기한 징계의결 무효확인 소송 상고를 취하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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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아시아경제 취재 결과, 이찬행 전 재현고 축구부 감독과 박희완 전 천안제일고 축구부 감독은 지난 3월 대한축구협회를 상대로 낸 자격정지 7년 징계무효확인 소송 상고를 취하했다. 두 감독은 2심에서 패소한 후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상고 취하로 '승부 조작에 따른 자격정지 7년' 징계가 확정됐다.

두 감독은 2019년 8월15일 경남 합천에서 열린 제55회 추계 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전 조별리그 세 번째 경기에서 승부조작이 의심되는 경기를 해서 협회로부터 징계받았다. 당시 이 감독이 이끈 서재현고는 박 감독의 천안제일고를 상대로 후반 초반까지 3-0으로 지고 있다가 후반 9~26분 사이 네 골을 몰아넣고 역전승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들과 학부모 사이에선 "천안제일고가 재현고에 일부러 져줬다"는 의혹이 번졌다. 두 감독이 단국대 동문인 사실도 지적되며 승부조작 의심은 더 커졌다. 축구협회는 진상조사를 벌이고 두 감독에게 자격정지 7년 징계를 내렸고, 이들은 법원에 징계무효소송을 냈다.


1심은 "승부조작을 증명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징계를 무효화했지만, 2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 제34-2민사부는 판결을 뒤집었다. 2심 판결은 법조계에서도 주목받았다. 통상 승부조작 사건은 공모자 사이에 미리 금전 거래가 있고 이를 바탕으로 움직이는데, 2심 재판부는 금전 거래 등 직접 증거 없이 의심되는 정황만 있는 상황에서 승부조작을 인정하고 징계가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경기를 지켜본 경기감독관, 심판, 지도자, 학부모, 기타 축구 관계자들이 모두 자연스럽게 승부조작 의혹을 제기했다"며 객관성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또 "경기 시간이 많이 남은 상황에서 천안제일고가 굳이 주전 선수 7명을 경험이 적은 1학년 선수로 교체한 것도 이례적이다"고 밝혔다. 승부가 뒤집힌 18분을 제외한 다른 시간대에는 천안제일고 수비수들이 적극적으로 재현고 공격수들을 마크한 점도 주목했다. 역전 시간대에는 일부러 수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판단이었다. 박 감독은 "다음 경기를 위한 체력 안배였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축구협회가 수사기관이 아니어서 직접적인 증거를 확보하기 쉽지 않은 점도 고려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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