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창설을 준비해 온 드론작전사령부가 드디어 베일을 벗으면서 안티 드론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6일 국방부는 "북한 무인기 침투 및 다양한 도발 위협의 증대와 현대·미래전의 드론 무기체계 활용 확대 등 안보환경 변화에 따라 드론작전사령부 창설을 위한 '드론작전사령부령'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입법예고안에 따르면 드론작전사령부는 국방부 장관 소속으로 설치되며 장성급 장교가 사령관을 맡는다. 창설 시기는 올해 하반기가 될 전망이다.
드론사령부의 임무는 '드론 전력을 활용한 전략적·작전적 수준의 감시·정찰, 타격, 심리전, 전자기전 등의 임무와 드론 전력의 전투발전 업무 수행, 사령부에 예속 또는 배속된 부대의 평시 및 전시 지휘통제에 관한 사항'으로 규정됐다. 북한의 도발을 보다 적극적으로 억제하고 공세적으로 대응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감시·정찰 외 '타격' 임무도 부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드론사령부에는 타격 능력을 갖춘 '드론 킬러 드론', 스텔스 무인기 등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연내 생산을 목표로 개발 중인 무기체계가 배치될 예정이다.
안티 드론 기술은 영공을 침범한 미확인 드론을 탐지하고 무력화하는 시스템이다. 레이더, 전파탐지, 음향탐지, 영상인식 등의 기술로 소형 비행체를 정밀 탐지한 후에 무력화하는 것까지가 완전한 안티 드론 솔루션이다.
무력화 기술은 크게 드론을 직접 파괴하거나 포획하는 하드킬(물리적), 전파 방해로 기능을 잃게 하는 소프트킬(전자기적) 방식으로 나뉜다.
언뜻 공중폭발탄을 장착해 파괴하는 방식이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되지만 물리적인 파괴 방식은 드론이 적재한 폭약, 파편이 2차 피해를 유발할 수도 있다. 또한 소프트킬 방식인 재밍(전파 교란) 공격은 GPS를 사용하는 민항기, 아군의 장비, 주변 전자기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한계점이 있다.
이에 한화시스템은 안정성이 뛰어나고 표적 드론 원형 그대로 수거 가능한 '그물 포획형' 드론 방어 시스템을 도입했다. 미국 포르템 테크놀로지스(Fortem Technologies)의 그물 포획형 드론 방어 시스템에 자사의 자체 전자광학·적외선 드론 전용 센서 기술력을 결합한 안티 드론 시스템을 개발했다.
포르템 테크놀로지스는 하드킬과 소프트킬의 장점만을 활용한 안전한 포획 방식을 이용한다.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자체 개발 레이더로 불법 드론을 탐지한 뒤 자율주행 드론을 띄워 그물로 포획해 무력화하는 대(對) 드론 방어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드론을 파괴하는 방식이 아니라 원형 그대로 수거하기 때문에 부수적인 피해를 막을 수 있고 사후 분석이 가능하다.
미 국방부·방위산업계를 비롯해 2022년 카타르 월드컵·다보스 포럼 등 국제행사,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포르템 테크놀로지스의 기술이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타격 능력을 갖춘 드론은 전쟁의 상황을 뒤바꿀 정도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드론을 이용해 포병 사격을 유도하거나 민수형 드론에 수류탄을 탑재할 수 있도록 개조해 참호 속 병사를 공격하는 등 양측 모두 드론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드론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효과가 검증된 무기 체계로 드론 부대 운용은 세계적 추세"라며 "전략적 수준에서 적 도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합동부대 창설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월 관계 부처에 따르면 2030년 글로벌 드론 시장 규모는 125조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시장은 2조2200억원 규모로 예측된다. 이에 국내에서도 규제 완화 및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며 글로벌 핵심 경쟁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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