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이후 관찰기록 없는 소똥구리
절멸상태…몽골서 들여와 번식시키는 중
교과서에 등장해 대중에게 친숙한 소똥구리가 1970년대 이후 절멸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25일 이런 내용을 담은 국가생물적색자료집 곤충Ⅱ(딱정벌레목), 곤충Ⅲ(수서곤충)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자료집은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이 2012년에 발간한 ‘한국의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적색자료집’을 기초로 딱정벌레목 340종과 수서곤충 361종 등 701종을 재평가한 내용이 수록됐다.
특히 10년 만에 이뤄진 이번 재평가에서 소똥구리는 국내에서 사라진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절멸을 의미한다. 소똥구리가 절멸 상황이라는 것은 환경부 홈페이지를 검색해 보면 알 수 있다.
절멸 상태에 환경부서 한 마리당 100만원 공고 내기도
2017년 12월 환경부 공지사항에는 '동물(소똥구리)구매' 공고가 나온다. 입찰가격은 50마리(마리당 100만원)에 5000만원이다. 납품 기한은 계약일로부터 10개월 이내이며 납품 장소는 환경부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 내 지정장소라고 적혀 있다.
2019년 9월 환경부는 '진짜 소똥구리를 찾습니다'라는 카드 뉴스를 발행하기도 했다.
이 카드 뉴스는 "소똥구리를 발견했다면 담아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아래에는 '경고, 소똥구리 잡으면 최대 벌금 3000만원'이라고 적혀 있다.
그리고 소똥구리 구분하는 방법과 함께 마지막 장에는 '진짜 소똥구리를 찾으면 멸종복원위기종 통합콜센터'에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소똥구리는 이름처럼 똥을 먹고 산다. 소똥구리가 먹고 난 똥은 식물이나 박테리아에 영양분이 된다. 똥을 먹는다는 특성 때문에 각종 이야기에서도 소재로 많이 쓰였던 벌레였다. 하지만 결국 소를 키울 때 항생제를 먹이기 시작하면서 이 벌레도 사라졌다.
끝내 국내에서 소똥구리를 찾지 못한 정부는 현재 몽골에서 소똥구리 200마리를 가져와 번식시키는 중이다.
한편, 멸종위기에 직면한 동식물은 점차 늘고 있다. 호랑이가 대표적 예다.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야생 호랑이가 관찰된 건 무려 100여년 전, 1922년 경주 대덕산에서의 일이다. 남한에선 멸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엔 소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확인된 바는 없다.
호랑이뿐 아니다. 여우, 사슴, 늑대, 삵, 물개, 두루미, 독수리, 매, 부엉이, 올빼미, 구렁이, 맹꽁이, 장수하늘소 등도 모두 멸종위기에 직면해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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