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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고대인의 오줌에서도 DNA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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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복원-분석 기술의 눈부신 발달
유전체 완전 해독 고대인 숫자 1만명 넘어
유전질환 유래 등 다양한 발견 이끌어 내

"4만년 전 네안데르탈인이 오줌을 누고 마른 흙에서도 DNA를 찾아낸다."


유전자(DNA) 복원ㆍ분석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고대 인류의 유전체 분석 연구가 늘어나고 있다. 비만, 대머리, 당뇨 등 유전적 질환의 유래나 전염병, 고대 인류의 생활 환경, 역사적 사건 등에 대한 흥미로운 발견으로 이어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네안데르탈인에게 식인풍습이 존재했다./ 사진= AFP 제공

네안데르탈인에게 식인풍습이 존재했다./ 사진= 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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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는 지난 24일(현지 시각) 2010년 새로운 DNA 복원ㆍ분석 기법이 개발된 후 지난 13년간 전체 유전체(genome) 정보가 해독된 고대인의 숫자가 1만명이 넘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첨단 유전자 분석 기술은 2010년 약 4000년전 그린란드에 살았던 한 남성의 머리카락에서 유전체를 추출해 서열 분석에 성공한 것이 첫 시작이었다.


이전까지는 고대인의 DNA를 연구할 때 약 1만6500개의 미토콘드리아쌍이나 31억개의 염기쌍의 짧은 조각들에 제한돼 있었다. 하지만 2010년 새로운 DNA 서열(sequence) 분석 기술이 개발되면서 고대인 유전체를 완전히 복구하는게 가능해졌다. 또 이때까지만 해도 노동집약적인 과정이 필요하고, 보존 수준이 비교적 양호한 고대인 DNA에 대해서만 가능했다. 10여명의 DNA를 복구하는데 수년이 걸릴 정도였다. 그러나 2018년 이후 DNA 서열 분석 기술과 추출 방법이 다시 한 번 진화했다. 훨씬 더 적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도 고대인의 유전체 서열 분석이 가능해졌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한 사람의 유전체 전부를 일일이 분석하는 대신, 사람마다 다른 특징을 가진 100만개의 DNA 염기 세트를 시퀀싱해 종합하는 방식이다. 비교적 보존이 잘 된, 즉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1만2000년 전 이후에 발견되는 고대인들로부터 채취된 DNA 샘플이 풍부해진 것도 이같은 연구 발달에 도움을 줬다.


이같은 고대인 유전체 분석 연구는 현재까지는 주로 서부 유라시아, 즉 러시아ㆍ유럽·중동 지역(75%)에 집중돼 있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최근들어 동아시아(8%), 오세아니아(2%), 아프리카(3%)에서 연구 실적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현생 인류가 최초로 거주한 아프리카에서 고대 인류 유전체 분석이 늘어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대부분(약 80%)의 고대 인류 DNA 분석이 미국의 하버드 의대, 덴마크 코펜하겐대,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 등에서 주로 진행되고 있어 다른 국가ㆍ지역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료사진.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자료사진.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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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고대인 유전자 분석 기술은 놀라운 발견을 이끌어 내고 있다. 지난 1월 발간된 MIT 테크놀로지 리뷰를 보면, 과학자들은 심지어 네안데르탈인의 치아나 뼈 뿐만 아니라 소변이 포함된 흙에서 조차 DNA의 미세한 흔적을 찾아낼 수 있다. 지난해 11월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유전학자 스반테 파보(Svante Paabo)가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이유이기도 했다. 파보는 고대 인류 DNA를 분석해 현생 인류가 멸종된 네안데르탈인ㆍ데니소바인의 DNA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현생 인류가 갖고 있는 유전적 질환이나 특성의 유래를 밝혀낸 고유전학(paleogenetics)의 혁명이었다. 인류의 비만, 당뇨, 탈모 등이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와 관련이 있으며, 심지어 지난 코로나19 팬데믹때 유럽인들이 유독 사망률이 높았던 것도 이와 연관됐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과학자들은 이제 이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여러가지 흥미로운 발견들을 해내고 있다. 시칠리아의 2500년전 전쟁터에서 싸웠던 고대 그리스 군대가 다양한 인종들로 구성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인도에선 카스트 제도가 힘을 잃게 만들었다. '순혈'을 최고로 치지만 대부분의 인구에 고대인의 유전자가 섞여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지난해엔 중세 사람의 유골에서 흑사병 감염시 생존 가능성을 40%까지 높여주는 단일 유전자 돌연변이를 발견하기도 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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