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상황서 효과적 기술·전략 개발
타인보다 경쟁우위·이점 획득 가능
아이디어 구현시 '나만의 방식' 중요
냉철한 자기인식과 책임감 가져야
개인·직업적 삶에 수많은 제약들
'올바른 질문'이 솔루션 찾는데 도움
때로는 과감한 중단이 성장 기회 제공
자신의 중요한 목표 항상 기억해야
로라 후앙은 와튼스쿨과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를 거쳐 현재 노스이스턴대학교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인관계와 비즈니스에서 발생하는 암묵적 편견을 오래 연구했고, 그 결과를 실제 상황에 적용해 높은 투자 성과를 이뤄냈다. 그의 연구 업적은 2020년 미국 국립과학원이 선정하는 우수 논문으로 지명돼 코짜렐리상을 받기도 했다. 저서 ‘엣지(세계사)’는 미국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에 올라 주목받고 있다. 마케팅 구루 세스 고딘은 "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필독서"라고 평했고,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인생에서 우위를 점하고 싶다면 반드시 이 책을 읽으라"고 추천했다.
이쯤 되면 성공한 인생이라 할 법 하지만 그 여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이민자의 딸로 어린 시절 월등한 실력에도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는 이유로 많은 제약의 벽에 부딪혀야 했다. 그때 로라 후앙의 선택은 현실 인정이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는 제약을 감추기보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언급하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했고, 이런 식의 발상 전환 전략은 이후 인생의 중요한 시기마다 큰 성취를 불렀다. 그 핵심을 요약하자면 ‘엣지(EDGE)’로 요약되는데, 이는 ‘Enrich, Delight, Guide, Effort’의 약자다.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전달해 불리한 상황을 개선하고(E), 내게 편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기쁨을 선사함으로(D), 타인 스스로 편견을 없애도록 이끌면서(G), 자신이 택한 길을 가기 위해 꾸준히 노력(E)하는 것을 뜻한다.
타고난 재능이 없더라도 어렵고 중요한 상황에서 스스로 유리한 위치로 나아가는 방법인 ‘엣지’를 소개하는 로라 후앙을 서면으로 만났다.
-‘엣지’의 개념을 소개했다. 타고난 재능이 없어도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드는 능력이라고 했는데.
▲‘엣지’는 특정 상황에서 효과적인 기술이나 전략을 개발해 타인보다 경쟁 우위에 서거나 이점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이라면 참신한 마케팅 전략일 수 있고, 운동선수라면 효과적인 훈련 방법이나 기술일 수 있다.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만 하는 건 아니다. 모두의 출발점이 제각각이지만 그 안에서 특정 기술이나 전략을 개발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최선을 다하되 그에 상응하는 일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의 구축을 강조했다.
▲책에서 언급한 ‘환경’은 좋은 업무와 생산성을 지원하고 장려하는 직장이나 조직의 전반적인 조건, 문화, 시스템을 의미한다. 현실의 환경은 그리 공정하지만은 않다. 열심히 일했다고 해서, 성과를 냈다고 해서 꼭 보상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상사의 편애로 배제되거나, 조직의 방대함으로 개인 기여가 소음에 묻힐 수도 있다. ‘열심’은 성공의 필수요소지만 인정이나 보상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자신만의 우위를 찾았다면 어떤 상황에도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과 전술 마련이 중요하다,
-개인 차원에서 그런 환경을 어떻게 구축할 수 있나.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관리자와 동료, 이해관계자에게 당신의 공헌을 이해시키는 것이다. 일의 진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알리면서 성공적인 결과를 강조하고 고객으로부터 받은 긍정 피드백 등을 공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들과의 돈독한 관계는 가시적 인정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멘토링을 요청하고 피드백을 구하는 것도 일에 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는 좋은 방안이다. 그런 척을 하라는 게 아니라 실제로 피드백을 받아들여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 그럼 강력한 열망을 상대가 인지하게 되면서 나를 향한 좋은 평가가 이뤄질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아이디어를 구현할 때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말고 나 혼자서 하라고 했다. 하지만 모든 것을 혼자서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어디까지 직접 관여해야 하나.
▲‘혼자’라기보다는 ‘나만의 방식’이 중요하다. 개인의 가치, 강점, 비전을 반영하는 독특한 접근 방식이나 관점이 필요하다. 타인의 의견을 구하기보다 자신에게 집중해 나만의 아이디어에 집중하는 거다. 팀 프로젝트도 다르지 않다. 다수의 의견에 휩쓸리지 않고 나만의 아이디어를 내고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면 된다. 그렇다고 정제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남발하라는 건 아니다. 나만의 방식을 추구한다는 건 위험 감수를 포함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자신의 아이디어에 관한 자기 인식과 자신감을 가져야 하며 결과를 책임지는 태도도 필요하다.
-다른 사람에게 나를 판단할 자격을 주지 말고 스스로 나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라고 했다. 사실 타인을 통해 자신에 관해 알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과대평가나 과소평가를 피하면서 객관적으로 나를 이해할 수 있나.
▲타인으로부터 때로는 나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자신의 강점과 약점에 관한 피드백과 통찰을 얻을 수 있는 건 사실이다. 다만 타인의 의견보다 스스로가 자기 평가에 관한 주인의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 타인의 인식은 편견, 선호도, 개인 경험에 영향받기 쉽고, 이는 당사자의 자기 인식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객관적 자기 파악을 위해서는 자기 성찰과 평가에 좀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 경험과 행동, 성취를 성찰하는 시간을 따로 갖고, 그 과정에서 엿보이는 특징을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성격적 특성과 가치관 등을 측정할 수 있는 객관적 조사에 참여해 자기 이해를 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기 인식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기에 타인이 제공하는 피드백과 자신의 자기 이해를 적절히 비교해가면서 자기계발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우리 주변에는 항상 외부 제약이 존재한다. 이러한 제약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할까.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수많은 제약과 장벽, 위험, 역경에 직면해 있다. 재정, 시간, 성 역할, 전통, 사회규범, 조직문화 등 우리의 개인·직업적 삶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다양한 제약이 존재한다. 추천하는 대처 방법은 ‘올바른 질문’이다. 다양한 모습의 각기 다른 제약 속에서 스스로 ‘제약의 본질’을 물어야 한다. 제약은 어떤 종류인가,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환경이나 프로세스가 문제가 되는가 등 단계적 질문으로 근본적 요인에 접근해야 한다. 이런 질문 과정 자체는 제약의 이점과 위험, 장·단기 영향 등을 파악해 잠재적 솔루션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의 하나로 ‘유머’를 강조했다. 진지한 사람 중에는 유머를 어려워하는 사람도 있는데, 유머도 노력으로 키울 수 있는 능력인가.
▲유머 감각은 연습과 노력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관찰하고 공부하는 게 도움이 된다. 스탠드 코미디를 보거나 유머 관련 기사나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유머 있는 사람을 관찰할 수도 있다. 자신을 너무 심각한 사람으로 만들지 않는 게 중요하다. 편한 친구나 가족을 상대로 농담이나 웃긴 일화를 들려주는 연습을 해보라. 자신을 ‘재미있게 비웃는 법(일종의 자학개그)’도 유머 감각을 키우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웃음의 대상이 되는 걸 두려워하지 말아라. 연습하다 보면 일상에서 웃음을 유발하는 상황을 찾는 능력을 가질 수 있다.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엣지’의 모범 사례를 하나 꼽자면.
▲‘전략적 종료(strategic quitting)’라는 개념이 있다. 특정 경로나 전략이 효과가 없을 때, 재빠른 ‘종료’ 결정으로 전환을 모색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보정속옷 브랜드 ‘스팽스’의 창립자 세라 블레이클리가 그 사례다. 디즈니랜드 인형탈 아르바이트, 팩스 방문판매원 생활을 하면서도 보정속옷 사업을 꿈꿨던 그는 사업 초기 투자자와 제조업체의 관심을 끌기 위해 오랜 시간 고군분투하던 중 접근 방식이 잘못됐음을 파악하고 과감히 사업중단을 결정했다. 이후 그는 방향을 전환해 홈쇼핑 채널에 집중했고, 이 전략은 그를 큰 성공으로 이끌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제대로 분석하는 능력 역시 ‘엣지’에 속한다. 자기 분석에 따른 ‘전략적 종료’와 같은 전략은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제공한다.
-‘엣지’를 실행하려는 독자에게 당부의 말을 전한다면.
▲‘중요한 것을 지키라’고 조언하고 싶다. 자신이 추구하는 중요한 목표가 무엇인지를 항상 기억해야 한다. 특히 요즘같이 주의가 산만해지기 쉬운 혼잡한 시대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긴급하거나 혹은 긴급해 보이는 일을 당신의 ‘중요한 일’보다 우선순위에 두지 않았으면 한다. 그건 당신의 ‘엣지’에 방해가 될 뿐이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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