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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보 하루천자]한설희 "치매는 생활습관병…꾸준히 뇌 자극해 예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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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설희 건국대병원 신경과 교수
국내 치매 연구의 선구자로 꼽혀

"건강한 생활습관 평생 지켜야 예방"
운동·공부·네트워킹 등 꾸준히 해야

[하루만보 하루천자]한설희 "치매는 생활습관병…꾸준히 뇌 자극해 예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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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적어지면서 노인들의 치매 발병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치매는 생활습관으로 생기는 병인만큼 운동은 물론 공부, 사회적 활동을 통해 뇌를 꾸준히 자극해야 예방할 수 있습니다"


국내의 대표적인 치매 명의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한설희 건국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치매가 '생활습관병'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하루의 거의 모든 게 뇌 건강과 관련된다"며 "치매를 유발하는 요인이 갑자기 생기는 게 아니라 40대부터 조금씩 쌓여서 60~70대에 치매로 나타나는 것인만큼 건강한 생활습관을 평생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수면에 대해서는 "피로 회복 뿐만 아니라 그날의 경험 중 필요한 건 남기고 불필요한 건 버리는, 경험을 공고화하는 과정"이라며 "제대로 자지 못하면 기억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숙면 과정에서 씻겨나가는 뇌 속의 노폐물도 만성적으로 쌓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식습관에 대해서도 '지중해식 다이어트'를 추천하면서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고, 육식은 피하거나 기름을 쫙 빼는 수육 방식의 요리법으로 먹어야 한다"고 전했다.

치매 명의 한설희 건국대병원 신경과 교수.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치매 명의 한설희 건국대병원 신경과 교수.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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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한 교수는 "얼핏 생각하면 걷는 게 뇌 건강과 무슨 관련이 있나 싶을 수 있다"면서 "약간 숨이 찰 정도로 빠르게 걸으면 뇌혈류가 증가하고, 뇌유래영양인자(BDNF)가 많이 분비돼 기억중추 세포를 유지하고 새로운 신경세포가 잘 자라게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방법은 한 교수가 직접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한 교수는 특히 일상 속 운동으로 한 정거장 전후로 내리기를 추천했다. 그는 "걸음 수를 늘리는 효과 외에도 공간지각력을 훈련하는 것"이라며 "매일 같은 길로만 다니는 게 아니라 다른 방향에서 접근하는 훈련을 하면 공간지각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며 실제로 오랫동안 택시기사를 한 사람의 경우 뇌의 기억중추가 더 커져있었다는 연구결과도 전했다.


서울걷기, 상암동 DMC 전경.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서울걷기, 상암동 DMC 전경.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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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최근 몇년간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치매 환자를 늘릴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전했다. 한 교수는 "코로나19로 바깥 출입이 제한되다보니 운동량이 줄고, 비만도 늘어났다"며 "제대로 활동 못했던 노인들을 위주로 치매 환자가 확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이외에도 스트레스 관리, 활발한 사회적 네트워킹 활동 등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하며 특히 교육을 강조했다. 그는 "뇌를 자극해야 한다"며 "외국어 공부는 평생 한번도 쓰지 않은 뇌 영역을 쓰게 하고, 매일 일기를 쓰게 하면 뇌의 구조화를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습관이 들지 않아 일기 쓰기가 어렵다면 아침·점심·저녁 각각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간단히 한줄씩 써나가기 시작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필사에 대해서도 "뇌와 손이 함께하는 협조 운동인 만큼 주의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며 "내용을 이해하면서 스트레스 받지 않으면서 즐겁게 해나간다면 기억력이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치매 연구 선구자…당뇨·비만 치료제의 치매 치료 임상도

한 교수는 국내에 치매라는 질환이 제대로 알려지기 전부터 치매를 연구해오는가 하면 대한치매학회의 전신인 대한치매연구회 설립에 주도적 역할을 하기도 했던 국내 치매 연구의 대표주자다. 그는 "전임의(펠로우) 때 치매 연구로 유명했던 일본의 다케시 다비라 교수의 강연을 듣게 된 게 계기였다"며 "일본 사회가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전에는 자연스러운 노화로 여겨졌던 게 치매라는 큰 문제로 대두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국도 경제가 발전되면 고령화가 진행될 텐데 같은 문제가 나타날 것이라는 생각에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최근의 치매 연구와 관련해 당뇨가 중요한 원인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한 교수는 "당뇨나 치매나 연령이 주요 인자다보니 노화 자체가 원인으로 여겨졌다"며 "하지만 당뇨의 영향으로 인슐린저항성이 나타나고, 최종당화산물(AGE)이 증가하면서 강력한 산화성 스트레스가 일어나게 된다는 것이 알려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당뇨 환자 중 20%가량은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발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치매 명의 한설희 건국대병원 신경과 교수.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치매 명의 한설희 건국대병원 신경과 교수.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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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Aβ) 단백질에 대해서도 "체내에 넘치게 되는 인슐린은 인슐린분해효소(IDE)를 통해 없애야 하는데 이게 Aβ를 없애는 데도 역할을 한다"며 "결국 2형 당뇨가 제대로 치료되지 않으면 Aβ가 생기면서 치매가 나타나는 만큼 일부에서는 치매를 '3형 당뇨'로 불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한 교수는 이와 관련해 노보 노디스크의 당뇨·비만 치료제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치매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을 국내에서 진행하고 있다. 최근 당뇨 치료제 '오젬픽'에 이어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로도 국내 출시가 임박하면서 화제의 중심에 서있는 성분이다. 한 교수는 "당뇨와 알츠하이머성 치매 모두 뇌 염증이 중요한 원인이니까 이를 통해 Aβ의 독성을 없앨 수 있을 것이란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며 "이미 Aβ가 상당히 쌓인 후에 일어나는 산화성 스트레스와 신경 염증을 없앨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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