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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지 않은 넷플릭스 K-콘텐츠 투자…업계 반응 미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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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만난 서랜도스 25억달러 투자 약속
지금도 한 해 약 6억달러…효과 톡톡히 누려
IP 귀속, 매절계약, 국내OTT 약화 우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대표는 24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향후 4년간 K-콘텐츠에 25억 달러(3조3413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영상 콘텐츠 산업 투자 유치 사상 최대 규모라고 강조했다. 박보균 장관은 "넷플릭스의 결정은 윤 대통령이 역점을 두어온 K-콘텐츠 산업 활성화의 상징적 결과물"이라며 "일자리 6만8000여 개를 창출하고, MZ 세대가 선호하는 콘텐츠 산업이 재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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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업계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이미 그 정도 규모의 투자가 진행되고 있어서다. 넷플릭스는 2017년 영화 '옥자'를 시작으로 K-콘텐츠에 투자했다. 2021년 공식적으로 밝힌 그해 투자 규모는 5000억 원. 오리지널 시리즈 열다섯 편을 만들었다. 그 뒤 공식 발표는 없었으나 콘텐츠 업계는 스물다섯 편을 제작한 지난해 투자 규모를 8000억 원으로 추정한다. 올해는 스물여덟 편을 내놓아 그 이상으로 본다. 한 해에 약 6억(약 7998억 원) 달러가 투자되고 있는 셈이다. 같은 규모로 4년간 투자하면 총액은 24억 달러가 된다.

K-콘텐츠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그만큼 '가성비'가 높아서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내실 다지기에 돌입했다. 직원 450명을 해고하고 현명한 투자를 약속했다. K-콘텐츠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졸라맨 허리띠가 지역적 선택과 실속을 가리켜서다. 북미에서 구독 해지가 빗발친 지난해 2분기에 아시아에서는 오히려 가입자 수가 110만 명 늘었다. 유인책은 단연 K-콘텐츠. 미국 드라마의 10분의 1 수준 제작비로 유럽, 남미까지 영향력을 떨쳤다.


콘텐츠 산업 관계자는 "아시아는 OTT 가입자 비율이 아직 성숙기에 접어들지 않았다. 넷플릭스가 성장할 시장으로 규정하고 공략할 것"이라며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 가입자를 확보하려면 K-콘텐츠를 계속 확보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K-콘텐츠 투자를 줄인다면 글로벌 OTT 시장 전체가 급속도로 쪼그라든다는 신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도 "해외 자본, 특히 글로벌 OTT 투자는 계속 증가하리라 본다"면서 "K-콘텐츠는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검증받는 단계를 지났다. OTT 가입자 증가가 두드러지는 아시아 시장에서 영향력도 증명했다. 경쟁 전략상 꼭 필요한 무기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높아진 위상에 따라 환경이 제작사를 중심으로 전문·브랜드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놀랍지 않은 넷플릭스 K-콘텐츠 투자…업계 반응 미지근 원본보기 아이콘

문체부 측은 "국내 영상 콘텐츠 산업은 뛰어난 제작역량에도 불구하고 투자의 고위험성과 규모의 영세성으로 만성적 자금 부족을 호소한다"면서 "이번 투자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역량을 보유한 국내 제작사의 자금난을 해소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콘텐츠 제작 수요 증가로 제작 인프라가 확충되고 제작 기술이 고도화하는 효과도 뒤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그동안 문제로 불거진 콘텐츠 IP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넷플릭스에 IP가 귀속되는 흐름을 막을 방법이 사실상 전무해서다. 한 제작사 대표는 "지금도 넷플릭스와의 협업을 원하는 제작사가 줄을 서 있다"라며 "대부분이 제작 원가 회수와 5~10%의 수익배분이 명시된 매절 계약에 얽매여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 제안을 거절하고 IP를 확보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같은 사례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내 OTT 플랫폼의 경쟁력이 더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OTT 관계자는 "제작비 규모가 날로 커져 인하우스 콘텐츠보다 넷플릭스·디즈니+에 제공하는 콘텐츠 제작이 우선시된다"면서 "이번 정부 발표로 넷플릭스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티빙은 영업손실 119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762억 원)보다 약 50% 늘었다. 웨이브는 1217억 원으로,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손해를 봤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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