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2자녀 이상 가구 소득세 면제 추진
OECD 중 한국 다음으로 합계 출산율 낮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한국 다음으로 출산율이 낮은 이탈리아에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2자녀 이상에 소득세를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각) 안사 통신 등에 따르면 잔카를로 조르제티 경제재정부 장관은 사람들이 아이를 낳도록 장려하고, 감소하는 출산율을 되돌리기 위해 이 같은 저출산 대책을 고려하고 있다.
자녀가 많으면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는 프랑스 등 저출산을 극복한 국가에서 시행된 바 있지만, 자녀가 2명 이상인 가정에 아예 세금을 물리지 않는 방안은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탈리아의 연간 신생아 수는 2009년부터 14년째 감소세를 보인다. 이탈리아 통계청(ISTAT)에 따르면 지난해 신생아 수는 39만2600명으로 1861년 통일국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40만명 미만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기준 이탈리아의 합계출산율은 1.24명으로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뒤에서 2등을 기록했다. 가장 낮은 국가는 0.84명으로 나타난 한국이다.
"저출산, 국가 존속 위협…인센티브 제공해야"
앞서 조르주 멜로니 총리는 지난해 사상 최저치를 경신한 이탈리아의 출산율을 높이고 노동 인구를 늘리기 위해 정부에서 다양한 출산 장려 정책을 찾고 있다고 지난 17일 밝힌 바 있다.
그는 "이탈리아를 유지하기 위한 사람은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일하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저출산 문제가 국가 존속을 위협하는 시급한 당면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 "이 문제는 여러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이민자를 비롯해, 엄청난 양의 여성 노동력을 유럽 평균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면서 "아이를 세상으로 불러올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르제티 장관의 '파격 제안'도 정부 방침의 연장선에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산업부 차관은 “장관의 제안을 무조건 받아들일 수 있다”며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부양 자녀가 1명 이상인 가정에 대해서는 세금을 감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세금을 면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어떻게 세금을 감면할지는 좀 더 논의할 필요가 있지만, 아이디어 자체는 획기적”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야당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탈리아 중도좌파 민주당의 로라 볼드리니 의원은 이번 방안에 대해 "정부는 젊은 남녀에게 미래를 계획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일자리와 적절한 급여부터 제공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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