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기 피해자가 많이 발생한 인천 미추홀구에서 1500호가 넘는 주택이 이미 경매로 넘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인천시에 따르면 미추홀구에서 발생한 전세 사기 피해로 인해 지난달 말 기준 1523호에 대해 임의 경매(담보권 실행 경매)가 진행 중이고, 87호가 매각된 것으로 집계됐다.
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1차 전세 피해 실태조사를 벌여 임의 경매 1235호, 매각 22호를 확인했다. 2차 조사는 지난 달부터 오는 6월까지 인천 전역으로 확대해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경매 진행 상황을 보면,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가 대책위에 가입한 1787호 가운데 1066호가 경매·공매로 넘어간 것으로 집계한 것보다 500호가량 많은 규모다.
시는 이른바 '건축왕', '빌라왕'(사망), '청년 빌라왕'(사망) 등 3명이 인천에 소유한 주택이 총 3008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미추홀구가 2523호로 가장 많고 계양구 177호, 남동구 153호, 부평구 112호, 서구 32호, 중구 4호, 연수구 3호, 동구 3호, 강화군 1호다.
시는 이들 주택 대부분이 전세 사기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해당 자치구들과 경매 진행 여부를 파악하는 등 피해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전세사기 피해 의심 주택 3000여호에 대해 등기부등본을 열람해 근저당과 경매 진행 여부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며 "이달 말에는 인천의 전체적인 피해 규모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지검에 따르면 최근 인천에서 피해자 3명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한 '건축왕 전세 사기' 사건의 피해금이 5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도 당초 161명에서 800여명 가량 늘어났으며, 피해 지역은 대부분이 인천 미추홀구로 조사됐다.
'건축왕'으로 불리는 건축업자 A(61)씨와 일당 9명은 사기와 공인중개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으며, 추가 수사중에 있는 공범 51명도 조만간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해 1∼7월 인천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161채의 전세 보증금 125억원을 세입자들로부터 받아 가로챈 혐의 등을 받는다.
A씨는 전세보증금과 주택담보 대출금을 모아 공동주택을 신축하는 식으로 부동산을 늘려 현재 인천과 경기도 일대에 모두 2700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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