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근로자 상응 지위에 있는 자영업자에 대한 공정거래법 적용 쟁점 연구
박재석 화물연대 사무처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노조법 2조, 3조 개정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화물연대 사건 이후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제재에 속도를 내온 공정위가 특수형태근로자(특수고용직·특고) 등에 대한 공정거래법 적용 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화물연대나 건설노조와 같은 단체의 공정거래법 적용을 둘러싸고 사회적 논란이 반복되는 상황을 최소화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19일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위 시장감시정책과는 '근로자 및 근로자에 상응하는 지위에 있는 자영업자 등에 대한 공정거래법 관련 쟁점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는 최근 화물연대나 건설노조 등에 대해 사업자단체 금지행위를 적용해 조치를 해왔다”며 “최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를 공정거래법 적용에서 제외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한 가운데, (화물연대와 같은 단체들에 대한) 공정거래법 적용 기준과 범위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제도개선에 참고해 반영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다른 법령에 따른 정당한 행위’에 대해 적용 제외를 인정하는 일반 규정만을 두고 있을 뿐, 노동분야에 대해서는 별도 적용제외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공정위는 이번 기회에 화물연대와 같은 성격을 지닌 단체들에 대한 공정거래법 적용 기준 마련이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화물연대’ 사건 등에서 이들을 ‘사업자단체’로 보고 공정거래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해왔는데, 연구를 통해 공정거래법 적용을 세부적인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 사례를 통해 근로자에 상응하는 지위에 있는 자영업자에 대해 경쟁법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참고한다. 미국은 클레이튼법에서 노조에 경쟁법을 적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노리스-파라과다이법에서는 노조에 경쟁법 적용을 면제하기 어려운 경우도 함께 규정하고 있다. 예컨대 사업자 성격이 없는 순수한 노동자단체라고 해도 임금, 근로조건 상승을 위한 협상 수단이 아닌 경쟁제한행위에 대해서는 경쟁법을 적용할 수 있다. 유럽연합(EU)에서도 지난해 9월 ‘자영업자의 근로조건에 대한 경쟁법 적용 가이드라인’에서 이같은 단체들의 경쟁법 적용 기준을 마련해둔 상태다. 가이드라인에서도 행위 유형에 따라 적용 가능 기준을 명시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해외 사례들은 모두 다르지만 일률적으로 (노조법상 근로자에 상응하면) 경쟁법 적용을 제외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며 “특정한 행위 유형에 대해서 어떤 경우에 경쟁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 혹은 적용 면제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내용들을 참고해서 보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정한 단체의 사업자성과 노동자성에 대한 판단기준을 세우는 것은 이번 연구와는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정 단체들이) 노동자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기준은 고용노동부의 소관”이라고 덧붙였다.
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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