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의 결별'을 예고했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결별 대신 '공천권 폐지'를 요구하는 등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총선을 1년여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중도층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전 목사로 대변되는 '아스팔트 보수'와의 거리두기가 필요한 상황. 여권 인사들은 전 목사 예배에서 실언을 한 김재원 최고위원의 징계와 이중당적 솎아내기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18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서 "다들 결별이라 그래서 준비를 했더니 우리 당원들을 더 많이 모집하겠다고, 그렇게 해서 결국 우리 당을 장악하겠다는 건데 아직도 잘못된 판단에 결론을 찾지 못 하고 있는 것 같다"며 "같이 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전 목사는 전날 오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공천권 폐지와 전국민적 국민의힘 당원가입 운동 등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전 목사가 예고했던 '국민의힘과의 결별선언'과는 동떨어진 것이어서 그 배경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오갔다.
황 전 대표는 "이분이 오래전부터 국회의원을 만들겠다 했지만 한 명도 못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자꾸 우리 당을 기웃거리는데 우리 당은 우리 당대로 가지고 있는 가치가 있다"며 "그대로 갈 것이고, 전 목사님도 저희들과 같이 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이렇게 판단된다"고 했다.
전 목사와 국민의힘의 관계에 시선이 쏠리고 있는 것은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대표를 지낸 황 전 대표는 21대 총선 직전인 2019년 장외 집회에 총력을 기울이다 중도층 이탈을 불러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에도 비슷한 일이 또다시 벌어진다면 총선에서 여당이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도 있다.
전 목사의 발언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다. 그 입을 당장 좀 닫아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전 목사가 당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간 '무시 작전'으로 일관했지만, 당 내외에서는 이같은 지도부의 조치가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특히 홍준표 대구시장이 여러 차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적하기도 했다.
전 목사 등 '아스팔트 보수'로 대변되는 세력과 결별하려면 국민의힘 '내부 단속'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서 "중요한 건 당이 그분의 목소리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것을 명명백백하게 보이는 것"이라며 "당 대표나 우리 지도부는 그쪽에 가서 뭔가 알랑거려서 정치적인 이득을 보고 뭔가를 약속하는 정치인을 내부 단속하는 게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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