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 할거야? 그럼 월급 깎자" 재택에 칼 빼든 美기업들

JP모건, 주 3회 출근 어기면 '성과 관리'
'상여금 삭감' 예고한 대형 로펌도 나와

코로나19가 엔데믹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미국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축소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는 사무실 출근을 유도하기 위해 '급여 삭감' 조건까지 내걸었다.

12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JP모건) 운영위원회는 이날 회사의 전무 이사들에게 일주일에 5일간 회사에 나오라고 요청했다. 또, 재택과 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제도를 이용하는 직원에게는 일주일에 최소 3일은 회사로 출근하라고 지시했다.

JP모건체이스 건물 전경.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JP모건 운영위원회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우리의 리더들은 사내 문화를 강화하고 사업을 운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그들은 바닥에서 볼 수 있어야 하고, 고객과 만나야 하고, 지도와 조언을 건네고, 즉각적인 피드백과 미팅을 위해 항상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일반 사원들에게는 "사무실 출근을 충족하지 못하는 직원들이 많다. 이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면서 "회사 방침을 따르지 않을 시 관리자는 '시정 조치'를 포함한 적절한 성과 관리 조처를 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이처럼 재택근무 직원들을 회사로 불러들이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며, 심지어 사무실에 나오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곳도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월가 대형 은행과 회사를 고객으로 둔 대형 로펌 '데이비스 폴크앤워드웰 LLP'는 최근 직원들에게 일주일에 최소 3일간 출근하도록 지시했으며, 이를 어길 경우 '상여금 삭감' 조처를 예고했다.

WSJ에 따르면 최근까지 미국 고용시장이 과열되고 직원들이 사표를 던지는 '대퇴사' 유행이 불면서 기업에서는 직원들이 회사를 떠날까 우려를 해 재택근무를 줄이는데 다소 조심스러운 분위기였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기조가 완화되고, 올해 경기 둔화가 계속될 조짐에 기업들도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美 재택근무 축소…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육박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최근 발표된 미 노동부의 비즈니스 설문조사 데이터를 보면 지난해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전혀 또는 거의 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사업장이 72.5%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이 현장 출근한 사업장 비율은 2021년 60.1%와 비교해 12%포인트 넘게 뛰어올랐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20년 2월 76.7%에 육박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직원들에게 “직접 만나는 시간이 (직원 간) 관계를 만들어주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이메일을 보냈다. 월트 디즈니는 최근 일주일에 최소 4일간 현장 근무를 지시했으며, 아마존은 오는 5월부터 주 3회 이상 사무실에 출근하도록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재택근무 축소 기조에 대해 글로벌 인력 컨설팅사 '로버트 하프'의 마이크 슈타이니츠 선임 디렉터는 “경영자들은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더 생산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신입사원뿐 아니라 기존 직원들의 멘토링과 교육에서도 사무실 근무가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