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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굿 10대 사망 ' 무속인 "내가 기도해서 오빠 대학도 보내줬는데"[서초동 법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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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인 : 제가 유족 한 분을 대학까지 보내줬습니다.


재판장 : 대학 등록금을 내줬다는 건가요?


무속인 : 아니요. 제가 기도로 (대학에) 보내줬습니다.

최근 서울중앙지법 3층의 한 법정에서 무속인 A씨(60)의 항소심 첫 재판이 열렸다. 그는 이른바 '퇴마굿'을 하다가 10대 여성을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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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검찰에 따르면 A씨는 혼자 걸을 수 없던 지적장애 1급 B양의 어머니로부터 "딸을 위해 굿을 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A씨는 2015년 6월15일 낮 퇴마굿을 하다가 "빙의된 귀신을 쫓아내야 한다"며 B양의 입에 손을 넣고 가슴을 눌러 15분 동안 억지로 구토를 유도했다. B양은 호흡 곤란으로 의식을 잃었고 병원에서 응급치료받다가 이튿날 오전 사망했다. 병원은 사인을 '질식에 의한 호흡정지'로 판단했다.


A씨는 재판에 넘겨졌고, 1심은 중과실치사 혐의로 금고 2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의학 지식도 없이 피해자의 신체에 위험한 행위를 무모하게 지속했고, 인명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는데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의 중대한 과실 때문에 안타까운 생명이 사그라졌지만,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 측을 탓하고 있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1심 판결에 검사는 "형량이 너무 가볍다"고, A씨는 "사실관계 등이 잘못 판단됐다"고 각각 항소했다.

A씨의 변호인은 항소심 법정에서 "유족은 사건 발생 5년이 지나서야 A씨를 고소했고, 진술도 과장돼 믿을 수 없다"며 "A씨는 질식을 예견할 수 없었다"고 항변했다.


재판장이 A씨에게 "보통 이렇게 구토를 시키는 것이 퇴마굿의 방법인가"라고 묻자, A씨는 "아니다"며 "굿을 하다가 사고를 낸 것은 처음"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평소 제가 마음으로 아이를 위로해줬고, 아이 상태가 좋아지자 모친이 굿까지 해달라고 한 것이다. 제 강요가 아니었다"고 호소했다.


또한 "제가 실제로 아이를 심하게 다뤘다면 아이 엄마가 옆에서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유족 측에 이미 각종 지원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 엄마가 2016년 산에서 기도하는 저를 찾아와 '식당을 차려달라'고 해 바로 차려줬다"고 밝혔다. "숨진 아이의 오빠가 학교 성적이 나빴음에도, 내가 기도해서 대학에 보내줬다"는 말도 했다.


항소심 심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2부(재판장 김수경 부장판사)는 오는 6월20일 항소심 2차 공판을 열어 검사와 A씨 양측의 주장을 더 들어볼 예정이다. 한편 유족은 4년에 걸쳐 지불한 퇴마굿값 1억4000만원 및 위자료 2억원을 내놓으라며 A씨를 상대로 별도의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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