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서 벗어나 정상화에 돌입하고 있는 항공업계가 환율과 유가 상승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환율과 유가는 항공사의 영업이익을 훼손시키는 요소다. 하반기에도 상승세가 지속할 경우 항공사의 실적 개선에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12일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3.5원 오른 1325.7원이다. 지난 2월2일 1227원에서 2달여만에 100원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 확대와 무역수지 적자 지속이 영향을 끼쳤다.
원·달러 환율 강세는 항공사의 대표적인 악재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임대료와 유류비 등을 달러로 결제한다. 환율이 높아지면 수익성이 나빠진다. 예를 들어 환율 10원 오를 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300억원과 284억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한다.
유가 상승도 항공사에게 부담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달 17일 배럴당 66.74달러에서 한달여만에 10달러 넘게 상승하면서 이날 배럴당 81.53달러에 마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가 다음달부터 감산에 나서기로 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유류비는 항공사 매출원가에서 20~3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고정비다. 유가가 상승하면 항공사도 영업이익에서 손해를 본다.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약 2600만불(344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여기에 유가가 상승하면 유류할증료도 올라 소비자가 항공권을 구매하는 데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유류할증료는 유가 변동에 따라 항공권 운임에 별도로 붙이는 금액이다.
이달 국제선 유류할증료(대한항공 기준)는 2만1000~16만1000원으로 지난달 2만4700~19만3700원 대비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 유가가 지속해서 상승한 만큼 유류할증료가 다시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가 항공권에 지불하는 금액이 커지게 된다. 즉, 소비자들이 항공권 구매에 부담을 느끼면서 항공 수요가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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