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세계경제전망 2023년 4월호’
일반정부부채 7년 만에 52.5% 급증
부채비율, 2021년 51.3%→58.2%
공공부문 포함하면 나라빚 2000조 ↑
상황 암담한데…'재정준칙' 통과 하세월
5년 후 한국 정부의 부채가 1600조원을 돌파할 거라는 분석이 나왔다. 공공부문을 포함한 전체적인 ‘나라 빚’은 20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빚덩이 규모가 가파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는데, 문제해결을 위한 재정준칙은 국회 문턱에 가로막힌 상태다.
12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전망 2023년 4월호’에 따르면, 2028년 한국의 일반정부부채는 1622조6799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비교기준점인 2021년 1063조9948억원 대비 52.5% 늘어난 수치다. 증가세는 미국(49.4%), 일본(22.5%), 영국(45.4%), 독일(18.1%), 프랑스(34.5%) 등 주요 선진국보다 빠르다. 한국보다 부채속도가 가파른 곳은 대부분 저개발 국가이거나 러시아나 튀르키예처럼 대내외 상황이 극단적인 경우뿐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부채비율은 60%에 육박할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비율은 2021년 51.3%(기획재정부 기준 51.5%)로 처음 50%대를 돌파했는데, 매년 오름세를 기록해 2028년에는 58.2%에 달한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을 낮춘 독일(68.6→59.6%)이나 멕시코(58.6%→57.9%)와 거의 근접해진다.
공공부문을 포함한 실제 나라 빚은 더 크다. IMF 통계는 한국 정부의 재정수지와 2023년 예산안, 중기재정계획, IMF의 자체조정으로 추산되는데 비금융공기업의 부채는 제외한다. 지난해 공공부문부채가 정부부채보다 400조원가량 많았던 걸 고려하면 국가가 갚아야 할 빚은 2000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당장 갚아야 할 빚은 아니지만 향후 부담요인이 되는 연금충당부채까지 고려하면 빚 부담은 훨씬 불어난다.
부채비율 치솟는데…재정준칙 통과는 '하세월'
IMF 통계는 중기(5년) 범위에서 이뤄졌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한국의 부채지표는 나빠질 전망이다. 급속한 고령화·저출산으로 재정여건이 악화하고 복지지출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60년 정부부채비율을 150.1%로 내다봤고, KDI와 국회예산정책처는 이 시기 국가채무비율을 각 144.8%, 161.0%로 예상하고 있다.
IMF는 이미 한국의 부채증가 속도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 2월 빅터 가스파르 IMF 재정국장은 최상대 기재부 2차관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은 향후 채무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 중 하나”라면서 “특히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인 재정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부는 건전재정 기조를 뿌리내리겠다고 밝혔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재정준칙 법제화 시도는 국회에서 발목이 잡혀 수개월째 답보 중이다. 재정준칙은 평시에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을 3% 이내로 유지하고,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60%를 넘으면 적자비율을 2% 이내로 낮추는 게 골자다. 필요성에 대한 여야 간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야당이 사회적경제법의 처리에 집중하면서 통과가 늦어지고 있다.
한편 기재부는 악화한 국가 재정건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 상반기 중으로 ‘재정비전 2050’을 수립할 계획이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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