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등에서는 정권견제론 우위
여당 검사 낙하산론 등 차단 고심
야당 이재명 사법리스크 등 대응이 복병
내년 총선이 일 년 앞두고 다가온 가운데 여야가 정국 주도권을 둘러싼 쟁탈전에 돌입했다. 윤석열 정권의 안정을 위해서는 과반의석을 찾아야 한다는 국민의힘과 정권을 견제할 힘이 있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건곤일척 승부는 이미 시작됐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이라는 숙제를, 민주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해결해야 한다. 21대 국회 들어 극심했던 여야간 정쟁남은 1년동안 한층 거칠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공개한 정례 여론조사(미디어트리뷴 의뢰로 3~7일 5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2504명을 대상으로 ARS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에서 더불어민주당 45.9%, 국민의힘 37%, 정의당 3.7% 순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7일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자체 정례 여론조사(4~3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에서는 정권 견제를 위해 야당이 더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은 50%, 정부 지원을 위해 여당이 더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은 36%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여론은 정권심판론이 정권안정론보다 우세한 모양새다. 다만 지난 총선만 살펴봐도 현 단계에서 여론 추이는 총선 결과를 예측하는 데 한계가 분명하다. 지난 총선의 경우 선거를 두 달을 앞둔 2020년 2월13일 갤럽 조사에선 정권심판론이 45%로 정권안정론 43%과 접전을 벌였지만,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을 정도로 여론의 추이는 변화무쌍하다.
무엇보다 정치권은 지난 대선의 그늘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선 승자였던 윤석열 대통령은 정권 초임에도 불구하고 낮은 지지율로 고전 중으로, 여당의 지지율에 활로를 내주기보다는 암초 역할을 하고 있다. 대선 패자였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역시 체포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불거졌던 당내 분열상을 보여줬다. 더욱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이번 총선의 야권 최대 리스크로 꼽힌다.
여당에서는 총선 1년을 앞두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정권안정론을 내세우며 과반의석을 노리고 있다. 내년 총선이 친윤(친 윤석열) 일색으로 치러질 것이라는 우려와 관련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됐던 침윤 검사 낙하산촌을 ‘괴담’이라고 규정하며, 상향식 공천 방침을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에 윤 대통령과 가까운 검찰 출신들이 대거 공천될 것이라는 전망이 공공연하게 회자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해 검사 공천이니 하며 시중에 떠도는 괴담은 근거 없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특정직업 출신이 대거 공천받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고,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당대표인 제가 용인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총선 공천 과정에서 계파에 따른 차별도 없을 것이며 정당하지 않은 인위적 인물 교체로 억울한 낙천자 생기는 일 없을 것"이라며 " 당헌당규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상향식 공천 원칙을 엄격히 지키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 공천이 진행되도록 철저히 감독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지지율은 정권의 실정을 부각하며 정권심판론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는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 총선이 꼭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대한민국의 주권자인 국민들이 대리인 정치인들과 정치집단에 대해 잘했는지 못 했는지 평가하고 다시 맡길지를 결정할 때"라며 "지지율은 강물 위에 물결과 같은 것이고 진정한 국민 뜻은 흐름에 있다. 낮은 자세로 국민 뜻 존중하고 정치가 해야 할 본연의 일을 성실하게 끊임없이 차곡차곡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 간판으로 역할을 하는 문제를 두고서 고심 중이다. 박재호 민주당 의원은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이 대표는 총선에 지면 자기 인생도 끝난다. 총선에 이기기 위해 여러 가지 현명한 판단을 해나갈 것"이람 "총선을 이대로 치르는 게 유리하면 이대로 가고, 당을 살리고 재판도 있어 부담된다면 현명한 판단을 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총선 전 이 대표가 일선후퇴하는 질서있는 퇴진 등의 카드가 열려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오영환 민주당 의원은 총선 1년을 앞둔 시점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오 의원은 "국회가 과연 사회적 갈등을 녹여내는 용광로의 역할 충실히 수행했는지 이제 돌아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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